벽이 무너졌기에 담을 쌓아야 한다

“옛날의 KT는 잊어라.”

‘올 뉴 KT’를 기치로 KT의 수장이 된 이석채 회장은 취임 5개월여 만에 통신업계를 술렁이게 했다.
이 회장은 성장 답보 상태에 놓인 KT의 숙원사업인 KT-KTF와의 합병을 성사,
1981년 한국전기통신공사로 출범한 지 29년 만에 대대적인 개혁을 이뤄냈다.
경쟁사인 SK와 LG 측의 거센 반발도 뚝심으로 밀어붙여가며 합병 작업을 마무리했다.

합병은 KT가 컨버전스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첫 단계다.
KT의 유선 점유율은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90% 벽이 무너진 상태다.
작년 11월 KT 유선전화 가입자는 2049만 가구까지 내려앉았다.
올해는 KT가 정해 놓은 유선 가입자 이탈 마지노선인 2000만 가구 이하로 감소할 전망이다.

이처럼 KT의 최대 수익원으로 꼽혀온 유선전화 서비스 시장이 급감하고 있는데다,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로 인해 유선전화 매출의 내리막길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따라서 합병이란 KT에게 최후의 수단이자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 회장의 숨 가쁜 행보는 공식 취임 첫날부터 시작됐다.
성장을 멈춘 주력 시장과 추락하는 이익률, 떨어진 임직원들의 사기 등
KT가 위기상황에 처했다고 진단, 취임 첫날 기업쇄신을 위한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특히, 남중수 전 사장의 구속으로 실추된 ‘국민기업’ KT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가장 먼저 뿌리부터 바꾸겠다는 소신 아래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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