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의 퇴진은 기정사실인데..얼마나 추하게 그만두냐의 문제이다
작성자: 국정농단 | 조회: 418회 | 작성: 2017년 5월 15일 9:39 오전국정농단 유물 황창규 자진사퇴 시급
스카이데일리 칼럼
김신기자(s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5-15 00:01:13
▲ 김신 편집이사
지난 9일을 기점으로 새로운 정권이 출범했다.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가 처음 발발한 지 약 8개월여 만이다. 우리 국민 천만명이 넘게 참가한 촛불집회, 헌정 사상 최초의 탄핵, ‘장미대선’으로 불린 5월 대통령 선거 등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그동안 우리 국민들은 굳이 겪지 않아도 되는 불미스러운 일들을 겪으면서 타의에 의해 ‘불행한 국민’이 되는 아픔을 겪었다. 새로운 대통령의 어깨가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새롭게 선출된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가의 혼란을 수습하고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아 주길 기대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은 문재인 대통령이 출범한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지만 혼란스러웠던 정국이 빠르게 수습되고 있다는 점이다. 주인을 잃었던 청와대는 새로운 주인을 맞아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각 정부부처 역시 마찬가지다. 대대적인 인사이동이 예상되는 만큼 경직됐던 공무원 사회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새정부는 아직 매듭짓지 못한 일들도 서둘러 마무리하려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사안이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아직까지 풀지 못한 각종 의혹들의 해소다. 특히 ‘최순실 부역자’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실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에서 신임 참모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지난번에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특검 수사가 기간 연장이 되지 못한 채 검찰 수사로 넘어간 부분을 국민이 걱정하고 그런 부분들이 검찰에서 좀 제대로 수사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청와대에서 우회적으로 검찰을 압박해 수사지휘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지만 아직까진 긍정적인 시각이 많은 편이다. 대다수는 국가를 심각한 위기에 빠뜨리고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만든 장본인과 그 부역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강도 높은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유독 조명을 받는 기업이 있다. 바로 국민기업으로 일컬어지는 ‘KT그룹’이다. KT그룹 황창규 회장은 국정농단 사태 당시 최순실과 그 측근들의 비리 의혹에 자주 이름이 오르내려 ‘최순실 부역자’라는 오명에 휩싸였었다. 하지만 다른 재벌기업 총수들과 달리 검찰 수사에서는 유독 자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각종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임에까지 성공해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정치권에서조차 황 회장의 연임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황 회장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진실이 밝혀지기 전에 연임에 성공한 것은 KT그룹의 상황인식이 안이하다 못해 국민에 대한 오만함과 방약무도함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의 추혜선 정의당 의원도 “국정농단의 범위 안에 연루된 KT그룹 최고경영자가 다시 연임 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책임을 지기는커녕 어떻게 이를 무시하고 간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KT노조 역시 황 회장의 연임을 ‘후한무치한 결정’으로 규정짓고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황 회장의 국정농단 사태 관련 의혹 해소 및 연임 반대 목소리가 불거져 나온 시기는 불과 2달이 채 되지 않았다. 그동안 대선에 대한 관심으로 황 회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잠시 잠잠해지긴 했지만 새정부 출범 후 다시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국정농단 재수사가 시작되면 황 회장 또한 수사선상에서 비켜가긴 어렵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황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 KT그룹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KT그룹의 다른 이름은 ‘국민기업’이다. 공적자금 성격인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인 KT그룹은 소유관계에서도 공익적 성격이 강하다. 황 회장 한 사람에 의해 그룹 전체가 흔들려선 안되는 결정적 배경이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을 남기고 스스로 떠났다. 황 회장도 마찬가지다. 국정농단 연루 의혹으로 물의를 빚었고, 국민기업에 위기를 불러올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황 회장도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적어도 ‘최순실 부역자의 씁쓸한 퇴진’이라는 평가가 나오기 전에 한시바삐 퇴진하는 것이 후일을 도모하는 데도 유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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