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퇴직자의 고뇌
작성자: 퇴직선배 | 조회: 1104회 | 작성: 2008년 12월 8일 10:53 오전KT조합원 이제와서 무슨 할말이 그리 많습니까?
3년전 생각해 보세요
민주동지회 후보들이 그렇게 당신들에게 지재식 당선되면 안된다고
목이 터져라 외치고 제발 이번만은 민주동지회 후보들에게 당신들 소중한
한표 행사하라고 외쳤건만~
벌써 다 잊으셨나요?
3년이란 시간은 참 길지요. 그러나 선거가 끝난지 벌써 3년이 흐르고 노동조합
재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에도 회사가 시키는대로 선거하실 겁니까?
이번에도 관리자가 당신들에게 초등학교 반장선거 하듯이 당신들에게
절대로 민주동지회 후보 찍으면 죽인다, 지방발령 보내고 우리 지사가 본사에
찍혀 경영평가에서 성과급 적게 받는다고 협박하면 당신들 또 지재식 같은
인간에게 투표할 겁니까요
이제는 아실만 하지 않았는지요!
항상 관리자가 찍으라는 놈치고 제대로 당신들 고용과 임금을 책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직도 알지 못한다면 달리 방법이 없지요!
이참에 회사가 그렇게도 협박하면서 가라는 법인체로 갈수밖에요
그곳에 가면 이런 수모는 안당하지 않을까요?
집에서는 가장이요 부모로서 매일같이 자식들한테 거짓말하지 말라고 하면서 왜
당신들은 그렇게 모지리로 살아야 하는지요
당신들 투표장에 당신들 도장이나 이름쓰고 투표하지 않는다는 사실 알고 있지요.
그것을 알면서 왜 그렇게 하지 못하는지요
돌아오는 이번 선거 당신들 앞날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선거가 될 것입니다.
제발 이번만은 당신들 스스로 민주노조의 중요성을 안다면 민주노조만이 당신들의
고용을 책임진다는 사실을 안다면 관리자가 아니 회사가 어떠한 회유와 협박을
가해도 당신들 뜻대로 제발 제대로 선거에 임하세요
설마 민주노조가 지재식 집행부처럼 조합원 동의없는 합의서에 서명하겠습니까?
절대로 그런일 없을 것입니다
설사 집행부 전체가 감옥을 가고 해고를 당하도 당신들 조합원들에게는 절대로
손해가는 짓거리 안한단 말입니다
민주노조가 그런것 아닙니까? 지난 민주노조 유덕상 집행부 생각해 보세요
당신들 집회 가라고 해서 조금은 귀찮았겠지만 지금처럼 회사 관리자가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안하고 당당히 잘 지냈잖아요? 그래도 직장생활 하는 맛이
났잖아요. 퇴근후 선후배가 쓴소주 한잔 하면서 인생사는 이야기도 하지
않았나요?
나 혼자만 잘살자고 나혼자만 회사에 잘보이고 출세할려고 하는 생각 버립시다.
그런 생각이 바로 당신들 전체가 공멸하는 생각입니다
다가오는 노동조합 선거에 이제부터라도 주변 조합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무엇이
같이 사는 길인지 스스로들이 결단하시길 바랍니다
요즘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서 열불이 나서 두서없이 몇자
적었습니다
저는 오늘 피를 토하는 비통한 심정으로 이 글을 씁니다.
약관의 나이 25세에 입사하여 17년 9개월동안 젊은청춘을 다바친 고우나 미우나
나를 먹여주고 입혀주던 정든 회사를 마감하고 이제 타의에 의하여 떠난다고
생각하니 그저 막막하고 비참할 따름입니다.
그러나 이제와서 나는 누구를 탔할생각이 없습니다.
모든게 제 잘못이겠지요.
하지만 저는분명 제인생이 "D" 등급이 아니라고 어느누구에게도 당당하게 말할수
있고 오히려 "D" 등급이 훈장처럼 자랑스럽습니다.
나에게 "D" 고과를준 인생 "F" 등급의 관리자들,
그들도 강제퇴직의 아픔 에서 자유로울자가 그 누가 있을까요?
이글을 읽고있는 당신도 포함해서 말입니다
나와 똑같은 꼴을 그들도 곧 당할것 입니다.
"남의 눈에서 눈물을 흘리게 한자 제 눈에서 피눈물 흘리리라" 이 말의 뜻을 곧
알게 될거란 말입니다.
진달래가 산야에 붉게 물들던 2월말에 부당발령을 받아 여기에서 제대해야지 하고
말하던게 씨가되어 어느덧 온 들판에 벼들이 누렇게물드는 9월의 눈이 시리도록
푸른하늘을보며 50분간 김제평야를 가로지르며 출퇴근하던 지난 몇개월간이
그리워 질것입니다.
어제는 퇴근길에 오래간만에 빵을 몇개 사서 들고 들어갔지요.
애비의 타는 속도모르는 철없는 어린것들이 빵봉지를 보면서 좋아하더군요.
순간 무어라 형언 할수없는 비애감이 밀려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언제다시 출퇴근하며 이런새끼들의 모습을 볼수있을런지...
문득 작년 12월초의 모습이 생각 납니다.
민주 동지의 그열변, 너무 여리고 가냘픈 목소리로 조합원 들에게
호소하던 이영주 동지의 모습들이 이젠 추억이 돼버렸고 아쉬움만 남습니다.
그나마 중앙, 지방본부를 2번으로 선택해주셨던 우리의 조합원님들..,
그리고 지부선거에서 저에게 표를 던져주신 분들...,
아니 저에게 표를 주시지 않았 던 모든분들에게도 그간 고마웠다고 인사를
전합니다.
오늘 저는 담담한 심정으로 제가꼭 해주어야할 급한 지출결의들을 마치고 모든
퇴직서류들을 퇴근시간 넘어써서 서랍에 넣어두었 습니다.
내일 제출해야지요.
아직도 시간이 남아 있으니 내가 안나간다고 버티면 그만이고, 내가 나간다면
또다른 누군가가 "D" 를 맞아야 하겠지요.
그러나 안나가면 내모습은 한없이 초라해질것이고 그렇게되면 항상 내가 주장하고
바라던 내발로 떳떳하게 나갈수가 없겠지요.
제가 나가면 후임은 없다고 과장님이 한숨을 쉬더군요.
도대체 그많은 일들을 과장포함 셋이서 어떻게할까? 마치 KT 의 앞날을
보는것같아 암담하기만 했습니다.
하기야 내가 그걸 걱정할 처지이겠습니까 만은 그건 남은자들의 몫이고 다만
원폭에 피폭되면 살아남은자들이 고통없이 순간적으로 죽어버린자를
부러워한다고,
회사에 남은분들이 이번에 나간사람들을 부러워하는 그런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회사라는 조직은 일을 잘하는사람,중간인 사람, 못하는사람 들이 적당히 모여서
움직이는 유기체 입니다.
그래야만이 윤활유를친 기어처럼 맞물려 잘 돌아가는 것이지요.
아무리 구조조정을 하여 사람을 내보내고, 경영을 합리화 하고, 기구를
통폐합하여 축소 해본들 무슨 소용입니까?
일할만한 사람들은 자의, 타의로 나가고 진짜로 나가야할 사람들은 구렁이 처럼
또아리를 틀고 버티고 있는데 회사에서는 그들을 손도 대지 못하고 있고, 실패한
사업들에 책임지는 자들은 없고...,
고목나무에 조화를 걸어 놓고 꽃이 예쁘다고 떠들어본들, 뿌리가 썩었는데 몸통이
성할리 있겠 습니까?
나는지금 나가지만 이글을 읽고있는 여러분도 곧 제 뒤를 따라야 할것 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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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략
나 하나 꽃이 되어
나 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 지겠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조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