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병군단 KT의 숨은 약점 찾기 ~
작성자: 메가르바 | 조회: 1639회 | 작성: 2009년 4월 21일 9:41 오후
숙적 SKT의 기마 군대를 넘어서자
바야흐로 지금 우리 통신업계는 합병 KT와 SKT의 숙명적 대결을 앞두고
한치앞을 예측할 수 없는 짙은 전운이 감돌고 있다
곧 벌어질 역사적 통신대전은 K1 격투기 크로캅과 표도르간 인류 최강전을 넘어서 단군이래 기업간 영역은 물론이고 모든 분야를 통틀어 사상 최강의 라이벌전으로 불리워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금년들어 신임CEO의 취임과 함께 단행된 고객중심의 혁신적 조직개편과
대대적인 사내 부조리 관행의 척결 , 그리고 KTF와의 합병등 해묵은 난제들을 일거에 해소하면서 그동안 무기력했던 조직 내부에서도 이제 한번 해볼만 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유무선 최강자들의 싸움은 인류 전쟁의 역사에서 기병과 보병의 전투처럼 매우 흥미로울것 같다
마치 초원을 누비던 징기스칸의 기마 군대처럼 지난 10여년간 치열한 시장 경쟁을 통해 이동통신 분야에서 최강의 자리에 오른 SKT는 4만의 보병 전력으로 맞서는 우리 KT에게 분명 힘겨운 상대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싸움의 승패는 누가 먼저 자신의 장점을 강화하고 단점을 보완하는가에 달렸다. 보병 중심의 KT는 그동안 초원의 마상 전투에서 잔뼈가 굵은 KTF를 합병하면서SK기마군대에 맞설 강력한 기동 전력을 보유하게 된다
반면 SK는 토호 세력에 불과한 하나로 보병군단을 인수하여 자기들 영향권에 두기는 했지만, 그들의 지상 전투력은 그리 위협적이지 못할 뿐 아니라 기마병과 호흡을 맞춰 제대로 전쟁을 치루어 낼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또한 최근 수년동안 무적의 SK군단은 이통시장을 평정한 이후 김신배 장군 특유의 지키기 전략 덕분에 새로운 공격기술 개발에 소홀한데다,
뚜렷한 신무기도 없어 전체적인 전투력이 하향세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현재 우리 KT의 전력이 상대의 이런 약점을 이용해 전세를 지배할수 있냐는 거다. 대규모 전쟁을 수행하는데 있어 승패에 가장 큰 결정 요인중 하나로 작용하는 개인의 전술 운용 능력에서 상당한 우려가 막상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동안 전국 온동네 뒷골목에서 전봇대를 중심으로 세력을 키워온 스트리트 파이터들을 상대로 쌍코피 터져가며 다져온 맷집과 실전 경험은 전장에서 유용한 자산이 될수 도 있겠지만, 덩치와 위상에 어울리지 않게 뒷골목 똘마니들에게 적지 않은 수모를 당해온 것도 사실이고, 체질적으로 싸움을 싫어하는 벙커속 비전투요원이 너무 많이 양산되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는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구조적으로 조직내 관료적 기질이 잔재하고 있어 신속한 의사결정과 창의적 발상을 가로막는 유무형의 장애물들이 엄연히 기업문화의 탈을 쓰고 관습처럼 견고히 자리잡고 있으며, 조직에서는 통상 있을 수 있는 갈등 문제를 외부 세력과 결탁하여 정치 쟁점화하므로써 회사 이미지에 결정타를 날리고서야 기어코 자신들의 입지를 충족시키고야 마는 일부 소수 세력의 존재도 KT 연합군에게는 엄청난 전쟁비용이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최근 우리 KT노동조합을 둘러싼 외부적 환경들은 더욱 염려스럽다
이미 지도부의 성추문등으로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은 민노총은 소속 산하 공공노조의 잇단 탈퇴에도 불구하고 현정부와 비정규직 문제등 정치 투쟁을 통해 선명성과 명분을 되찾으려 할 것이다
상급단체가 대중적 신뢰를 잃고 추락하는 마당에 우리 노조가 의리를 앞세워
그들을 추종할 이유는 전혀 없을 뿐 아니라, 회사의 존립과 조합원의 생존이 걸린 결전을 앞두고 외부 세력들의 분쟁에 개입하는 것은 결코 실용적인 선택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도부를 자꾸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가려는 일부 극렬 세력들의
존재는 이래저래 위험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나 기회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합병 KT 출범에 긴장한 상대 진영의 대응 행보는 요즘 부쩍 빨라지는 느낌이고
향후 전장터에서 가공할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는 QOOK 미사일 세트의 성능 시험이 매우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이제 본격 발진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우리 전투력에 치명적 손실 위험으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들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KT는 창사 이래 최악의 추락 위기와 최상의 도약 기회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 모두는 KT라는 우산에서 잘 살아왔지만 미래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자의든 타의든 전쟁터로 나설 수 밖에 없는 운명을 공유하고 있다.
지금 내 주변의 동료가 행여라도 전의를 잃고 벙커 뒤로 숨는 걸 그냥 방관한다면
자칫 우리 부대원과 내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다행히 운이 좋아 얼마 남지 않은 기간 어영부영 무사히 복무를 마치고 살아 나간다 해도, 우리가 평생 청춘을 바쳐 지켜온 KT가 경쟁사와 싸움에서 피 터지고 깨지다 소리 없이 명멸해가는 꼴을 도저히 눈뜨고 볼 수는 없지 않은가?
지금 우리가 먼저 땀 흘리고 오래된 피고름을 도려내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이런 상상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