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민주노조활동 직원 근무지 이동발령…민변 측 “노동조합법 81조 위배”

KT, 민주노조활동 직원 근무지 이동발령…민변 측 “노동조합법 81조 위배”

김민규 기자  |  kmg@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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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08일 (목) 08:5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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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광화문 지사 사옥 전경.

 

KT가 민주노조활동을 한 일부 직원들에 대해 이유도 없이 근무지 이동발령을 내리는 등 부당한 처우를 일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실시된 KT노조 각급대표자 선거에서 대구지방본부위원장 후보로 출마하려다 사측과 노조선관위의 방해로 후보등록이 무산된 바 있는 손 모(55)씨와 민주노조 측 참관인으로 참여한 홍 모(54)씨, 김 모(55)씨 등 세 사람은 선거가 끝나고 한 달 후인 12월 20일께 갑작스럽게 근무지 이동발령을 받았다.

현재 근무지가 울진인 KT포항지사 소속 손 씨는 집에서 10분정도 걸리던 경주에서 2시간30분이 걸리는 울진으로 발령받아 근무 중이다.

 

대구광역시에 거주하고 있는 홍 씨는 거주지에서 출근거리가 10분정도인 근무지에서 약 1시간가량 걸리는 지점으로 발령받았으며, 김 씨는 대구시 수성지사에서 동대구지사로 근무지 이동발령을 받았다.

특히 홍 씨는 근무지 이동발령을 받은 후 담당 지점장에게 찾아가 발령 이유를 물었다가 황당한 답변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씨는 “지점장에게 찾아가 근무지 이동발령 이유를 물었더니 간단명료하게 ‘당신과 일하기 싫으니까’라고 대답했다”면서 “근무지 이동이 아이들 장난도 아니고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해당 지점장은 이러한 답변 사실 여부에 대해 묻자 “너무 오래된 일이라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대답을 회피했다.

 

이와 같은 이상한 근무지 이동발령에 대해 KT 측은 “해당 발령은 정기인사로 세 사람만 별도로 발령을 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전 기관에 걸쳐서 진행한 정기인사이다”라고 해명했다.

 

KT 측의 답변에 대해 홍 씨는 “12월 20일날 대구본부에서 근무지 이동발령을 받은 사람은 단 세 사람뿐이었다”면서 “다른 직원들은 연말 정기인사를 받았으나 세 사람만 열흘 일찍 근무지 이동발령을 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손 씨는 이같은 KT 측의 답변에 대해 “KT는 아무런 징계나 사유 없이 포항에서 울진으로 발령을 낸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사측의 해명을 촉구했다.

 

한편 정기인사에 앞서 민주노조활동을 한 세 사람만 우선적으로 근무지 이동발령을 내렸다면 이는 현 노동조합법 81조에 위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노동조합법 81조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 또는 가입하려고 하였거나 노동조합을 조직하려고 하였거나 기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한 변호사는 “민주노조활동 후 갑작스런 근무지 이동발령은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로써 이는 부당노동행위라 할 수 있다”면서 “부당노동행위의 경우 2년 이하의 징역과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부당노동행위는 기소율 자체가 낮고 처벌은 벌금형 정도로 매우 미미한 수준인 것이 현실”이라며 “이는 검찰이나 노동청 등 관련 기관에서 사용자편에 서 있음을 사실상 방증하는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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