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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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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15일 11:23 오후
KT, 노조 선거 개입 문건 나와 “특정후보 낙선 대응전략 제시”
박철응 기자 hero@kyunghyang.com
KT노동인권센터, 자료 공개 이석채 전 회장 등 고발키로
KT의 한 지사가 노동조합 선거에 개입해 특정 후보를 떨어뜨리려는 전략을 세운 문건이 나왔다.
14일 KT노동인권센터를 통해 입수한 2011년 1월 서울 가좌지사의 내부 자료를 보면 ‘민동회 서울지회장 이○○ 대의원 출마 가능성에 대한 조직 분위기 및 대응방안’이라는 제목으로 부당노동행위들을 적시하고 있다. ‘민동회’는 현 KT 노조에 비판적인 조합원들의 현장조직인 ‘민주동지회’의 약어다.
이 문건에서는 민동회 이씨에 대해 “(노조 대의원) 출마 가능성은 낮으나 민동회 차원에서 출마 권유시 가능성 있음”이라고 파악하고, 민동회 출신 5명과 ‘조직 불만자’로 11명의 이름을 거명하며 “총 16표는 얻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른바 ‘대응전략’으로는 “기존 대의원 출마 예정자 윤○○이 좀 약해, 김○○ 과장으로 변경” “최다 득표가 가능하도록 전 조직력 동원”이라고 제시했다. 또 이씨에게는 노조 지부장으로 하여금 불출마를 권유하고, ‘출마시 대책’으로는 민동회 출신 중 소극적 활동자와 조직 불만자를 각 팀장과 CER(고객관리)팀장, 지사장이 3단계에 걸쳐 면담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면담 목표는 ‘10표 이하로 찬성표 축소’로 했다.
또 다른 문서인 ‘대의원 출마에 따른 대응방안’에서는 ‘득표율 저하 방안’으로 “투표일까지 팀원들 이○○와 접촉 차단(각 팀장 주관)” “팀원 성향에 따른 대응” 등을 제시했다.
이 지사에서는 실제 직원들의 성향 분석을 하면서 “민동회 회원으로 활동-당시 가좌에 근무하던 양○○에게 포섭된 것으로 추정” “노조 활동으로 얻은 건 없고 잃은 게 많았다고…앞으로 노조 활동 절대 안한다 함” 등으로 ‘주요 활동사항’을 기재했다. “명품에 관심이 많음(집안 부유, 아우디 소유)” “초등학교 동문회 총무, 토요일은 부모님 농사일 도움, 일요일은 등산 등으로 소일” 등 개인적인 사항들도 ‘특이사항’이란 항목으로 관리했다.
KT노동인권센터는 이석채 전 KT 회장과 관련자들을 부당노동행위로 고발키로 했다. KT 해고자인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지금도 부당한 사측의 개입이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그런 문건을 작성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