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를 상실한 경영진!!!

KT 이석채 회장의 ‘올레경영’‘상생경영’은 옛 말

 

직원들에 정기적 할당 판매 강요

▣ 글 우선미 기자 wihtsm@dailysun.co.kr

2010-03-16 11:14:20

KT 이석채 회장의 ‘올레경영’‘상생경영’이 무색해지고 있다. KT가 직원들에게 통신제품 판매를 할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KT 직원들의 모임 사이트인 ‘아이러브케이티’에는 할당 목표를 받은 직원들의 불만글이 올라있다. KT가 설 연휴를 전후한 10일~19일까지 약 열흘간 ‘설맞이 지인 특판’을 실시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의 핵심은 이 특판 실시 대상에 ‘비영업직’도 포함되는가에 있다. 하지만 KT는 ‘강요가 아닌 직원들의 자발적’ 판매라고 못을 박고 나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그 내막을 알아본다.

KT 이석채 회장은 ‘올레경영’‘상생경영’을 모토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이 경영방침이 ‘인해전술식 제품 판매 할당’ 전략으로 귀결되면서 KT는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설 연휴 전후해 1인당 최고 17대 판매 할당

KT가 영업과는 무관한 비영업직 사원을 다시 영업 전선으로 내몰고 있다. KT 직원들의 모임 사이트인 ‘아이러브케이티’에는 할당 목표를 받은 직원들의 불만글이 폭주했다.

그 내용인 즉, KT가 지난 달 설 연휴를 전후한 10일부터 열흘간 직원들에게 ‘설맞이 지인 특판’이라는 이름으로 할당 판매를 강요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KT는 아이폰과 유·무선통합 서비스(FMC) 유치에 3점을 주고, 일반 휴대전화, 초고속 인터넷,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IPTV) 유치에는 1.5점을 주는 방법으로 20~50점을 채우게 했다. 총 할당 점수는 지역마다 달랐지만, 아이폰을 기준으로 했을 때 열흘 동안 1인당 7대에서 최고 17대까지 팔아야 하는 셈이다.

서울지역의 한 직원은 “할당 점수를 채우지 못해 설 전날까지 야근을 해야 했다. 그리고 설 연휴에도 친척들에게 KT상품을 구매해 달라고 부탁하러 다녀야 했다”며 “연휴도 마음 편히 보내지 못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비영업직에게도 할당 판매 강요해

논란의 핵심은 KT가 비영업직에게도 할당 판매를 강요했는가에 있다. 전기통신사업법은 통신사업자가 비영업부서 직원들을 동원한 상품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또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은 임직원에게 상품·서비스 판매를 강요하고 부당하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 같은 부당행위를 할 경우 과징금 제재를 받게 된다.

실제로 KT는 이런 부당 할당 행위로 여러번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다. 2007년에 비영업직 직원을 통한 KTF의 휴대전화 서비스 재판매로 통신위원회의 시정명령을 받았다.

지난해에도 역시 기술직을 포함한 비영업직원들에게 휴대전화, 초고속인터넷 할당 판매를 강요해 문제가 됐다. 이 당시에도 실적이 안 좋은 지역의 경우 많게는 10대 이상의 목표치를 부여했었다. 유선상품 가입자 모집은 2점, 무선 상품 모집은 1점을 주는 방법으로 1인당 매월 20점을 달성하도록 강요했다.

논란이 가열되자 KT 관계자는 “KT의 요금 내역이나 단말기에 대해 모르는 고객들을 위한 설명 기간이었지 할당 판매는 아니다. 실제로 할당 판매했으면 노조가 가만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강제적 할당 판매가 아닌, 자발적인 제품 홍보 기간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KT 본사 직원인 김모씨(39)는 이에 대해 “말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직접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반 강제적인 방법으로 할당 판매를 강요했다는 것이다.


지사장이 직접 실적 관리 인사고과에 실적 반영

이 뿐만이 아니다. 판매 실적은 인사고과에 반영된다. 영남지역의 KT지사에 근무하는 김모씨(35)는 “조회 때면 사내 메신저인 KT-iman을 통해 실적을 공개하며 판매를 독려한다. 판매 실적은 개인별로 관리돼 인사 등에 반영되고 있는데 누구인들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있겠나”고 말했다.

때문에 사원들은 쓰지도 않는 핸드폰을 가족이나 자신의 명의로 개통하지 않을 수 없다. 말 그대로 울며 겨자 먹기다. 김씨의 가족은 네 명인데, 총 7개의 핸드폰을 개통해서 사용하고 있다. 1인당 2대씩 사용하는 셈이다. 또 친척들에게도 ‘강매’하다시피 핸드폰, 서비스를 구매를 부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자뻑’이라는 냉소적인 말로 부르고 있다. 실적을 올리기 위해 자비를 들여 핸드폰을 개통할 수밖에 없는 것을 빗댄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것이 이석채 회장의 KT 회장 등극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을 내놓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통합 LGT의 추격이 임박한 가운데 속이 탄 이석채 회장이 실적 올리는데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의 ‘올레경영’ ‘상생경영’은 말 뿐

올해 초 취임과 동시에 ‘올레경영’‘상생경영’을 강조하고 나섰던 이석채 회장이었다. 하지만 KT는 그 이후로 ‘100일 프로젝트’를 실시해 지사의 모든 상품을 직원들로 하여금 판매하게 했고 곧이어 같은 성격의 ‘10일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이어 5월에는 휴대폰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이른바 ‘10만 양병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율곡 이이의 ‘10만 양병설’에서 따온 이 작전은 전국적으로 ‘쇼’ 가입자를 10만 명 더 늘리자는 목표를 두고 진행됐다.

이 연장선상에서 KT는 최근 ‘파부침주(波釜沈舟)작전’에 돌입했다. 말 그대로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KT가 판매 할당에 얼마나 결사적으로 목을 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선미 기자] wihtsm@dailypot.co.kr


#KT 이석채 회장의 ‘묻지마 경영법’ 화제

KT 이석채 회장의 급여 산출 방식 안건이 논란에 휩싸였다. 이 회장은 지난 12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를 올리고, 퇴직금 계산방법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변경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45억 원이던 기존 임원진의 보수 한도(등기 이사들의 보수 총액)가 65억 원으로 44% 오르게 된다. 퇴직금 계산방식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회장’의 퇴직금 산출 방식은 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 급여 총액을 3등분하여 근속연수를 곱한 금액의 4배로 퇴직금을 지급했었다. 하지만 이 안건에선 퇴직일 이전 5개월 동안 급여 총액에 근속연수를 곱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풀어 말하면 회장은 퇴직시, 기존엔 4개월 치 월급을 퇴직금으로 받았지만, 변경 후엔 5개월 치의 월급을 받는다는 것.

그런데 KT는 지난 연말과 올 초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임직원 6000여 명을 무더기로 내보낸 터라 이번 안건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일각에선 “직원 살 깎아 경영진 배만 채우는 것 아니냐”는 비난 여론도 확산된다.

이름을 밝히기 꺼려하는 A직원은 “지난해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6000명이나 내보내 놓고, 회장은 임금을 올리려고 하다니 기가 차다. 역시 상생경영은 말뿐인 허울이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KT관계자는 “KT가 통합되면서 임원진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떠맡았기에 급여가 늘어난 것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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