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관련 뉴스 (매일경제신문(펌)

KT, 직급 승진제도 전격 폐지
올해부터…임원 승진은 마일리지제도

3만1000여명의 임직원을 거느린 `통신공룡` KT가 올 1월부터 직급 승진제도를 전격 폐지했다. 공기업적 문화가 남아있는 KT의 인사 구태를 깨기 위해 이석채 KT 회장이 또 한번의 파격을 단행한 셈이다.

또한 부장급 이상 보직자와 임원 승진자를 대상으로 `마일리지제도`를 새롭게 도입해 지속적인 업무 경쟁을 유도하기로 했다.

KT 고위 관계자는 "1월 1일부로 직급 승진제도는 없어졌으며 직원들의 연봉은 오로지 근무평가 성적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5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 등으로 직급이 한단계씩 오를 때마다 임금이 상승했지만 올해부터는 직급 승진에 따른 연봉 인상은 없으며 근무평가 결과에만 연동해 임금 인상률이 결정된다.

다만 한국적 실정을 감안해 대리, 과장, 부장과 같은 호칭은 해당 근속연수를 채우면 부여키로 했다. 예를 들어 사원으로 3년 근무하면 대리로, 대리로 4년 일하면 과장으로, 여기에 6년을 더 일하면 차장이라는 호칭을 자동적으로 달아준다.

이 회장의 이번 조치는 직급 승진을 위해 하급자가 상사에 `눈도장`을 찍고 불필요하게 친분을 쌓으려는 인사 관행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다.

인맥.학맥.지연 등을 쫓아 줄을 잘 서는데 신경쓰기 보다는 묵묵히 업무 성과를 내는데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기존 승진제도가 `줄세우기식 평가`로 흐를 수 있다는 일부 직원들의 불만도 감안했다.

승진 심사 과정의 불협화음을 제거하고 공정한 평가 관행을 세우면 조직의 생산성은 자연스레 높아질 수 있다는게 사측의 판단이다.

SK텔레콤, LG텔레콤 등 다른 통신회사들은 `매니저 호칭제도`나 `성과연동 연봉제`를 도입하고 있지만 직급 승진제도는 상당수가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KT측은 또 팀장.부장급 보직자와 임원 승진자를 상대로 `마일리지제도`를 도입해 일정한 마일리지를 쌓아야 승진 자격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업무 성과와 능력에 따라 마일리지를 차곡 차곡 쌓으면 입사 기수를 뛰어넘는 조기 임원 승진이 가능한 길을 열어둔 것.

KT 관계자는 "6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명예퇴직, 매년 1000명 이상의 신규 채용 방침에 이어 직급 승진제도의 폐지로 젊고 활력있는 KT 조직문화를 만들자는게 이 회장의 포석"이라고 말했다.

[황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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