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한국정보화진흥원의 비정규직 부당해고에 맞선 손말이음센터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합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의사소통 중계서비스 업무를 수행하던 중계사 노동자들이 지난 연말 무기계약직 전환 과정에서 집단해고를 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들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장애인차별금지법’에 기초하여 2005년에 설립한 ‘손말이음센터’에서 전화통화가 어려운 청각언어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소통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수어나 문자 중계통역서비스를 제공해 온 노동자들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손말이음센터 운영을 KT의 자회사인 KTCS에 위탁하여 운영해왔기 때문에 중계사 노동자들은 간접고용된 비정규직이라는 불안정한 상태에 머물러왔다. 원청인 정보화진흥원의 관리 소홀로 예산의 배임횡령과 성폭력 등 각종 직장 내 갑질에 시달리기도 하였다. 영상 중계 과정에서 중계이용자로부터 성희롱이 발생해도 아무런 보호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정도로 열악한 근로조건도 문제였다.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중계사 노동자들은 2017년 6월 공공운수노조 KT새노조 손말이음센터지회를 결성하고 투쟁을 벌여왔다. 원청인 한국정보화진흥원에 직접고용을 요구하여 직접고용 전환대상 결정도 이끌어내었다. 이에 따라 손말이음센터의 중계사 노동자들을 2019년 1월부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한국정보화진흥원은 무기계약직 전환과정을 노조 탄압을 위한 집단 해고의 기회로 활용하였다. 전환을 위한 형식적 절차라며 ‘전환시험’을 강요하였고 이 과정에서 노조 임원을 포함한 11명의 중계사 노동자들을 전환에서 탈락시킨 것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 관계자는 “기존 인원을 탈락시키기 위함이 아니”며, “다른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자도 거쳐 간 방법”이라는 기만적인 설명으로 노동조합을 속여 전환시험을 강행하였다. 하지만 29명의 무기계약 전환시험 응시자중 전환자는 18명이었다. 전환 시험 응시 조건으로 KTCS에 사표를 제출하도록 했기 때문에 11명의 노동자들은 곧바로 실업자가 되어 버렸다. 직접고용 전환 절차를 노조 탄압과 부당 해고의 기회로 삼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 직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엉터리 쇼에 불과했다는 점이 점점 드러나고 있다. 돈 안들이고 생색만 내려는 정부의 방침 때문에 무늬만 정규직인 자회사 전환방식이나 무기계약직 전환이 대부분이었고, 처우개선은 외면한 채 저임금과 차별을 고착화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가뜩이나 빈껍데기만 남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대한 노동자들의 불만이 거세어지고 있는데, 이에 더해 무기계약직 전환을 노조 탄압과 부당해고의 기회로 삼는 사례까지 발생한 것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 문용식 원장은 오랜 동안 민주당 정치인으로 활약하며 문재인캠프에서도 주요 직책을 맡은 바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과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다가 2018년 4월에 한국정보화진흥원장으로 취임하였다. 민주당의 주요 정치인으로 활약해 온 인사가 원장으로 있는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비정규직 집단 해고를 자행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노동존중’의 허구성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어지고 있다. 문용식 원장은 지금이라도 즉각 비정규직 해고에 대해 사과하고 전원 직고용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한국정보화진흥원의 부당 해고에 맞선 손말이음센터 중계사 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기만적인 무기계약직 전환결과를 즉각 무효화해야 한다. 또한 오랜 기간 업무를 수행해온 중계사 노동자 전원을 약속대로 직접 고용해야 한다. 우리는 손말이음센터 중계사 노동자들의 투쟁이 승리할 때까지 끝까지 지지하고 연대해 나갈 것이다.

2019.1.15

KT전국민주동지회 / KT노동조합 본사지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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