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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임금구조 전반적 개혁 병행돼야
대졸 초임 감축에 공기업 은행 대기업에 이어 공무원까지 동참한다니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말대로 `제2의 금모으기` 행렬이라 해도 손색이 없겠다.

이런 에너지가 모아져 어려움에 처한 우리 경제에 큰 활력소가 될 게 틀림없다. 그러나 초임이나 임원 급여를 10~30% 줄이는 것만으로는 `코리아 브랜드`라고까지 할 정도는 아니다. 급여를 줄이면 잡셰어링의 여유를 만들어 채용을 늘리고 경영실적 개선에 도움이 되겠지만 임시방편의 성격이 강하다.

우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올해가 임금 전반이 구조조정되는 원년이 되길 바라고 있다. 그래야 경제가 제대로 성장하고 대외경쟁력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임금체계는 그동안 선진국에 비해 매우 빠르게 상승했을 뿐더러 연공서열 호봉제가 너무 굳어 있다.

경총 자료에 따르면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1500만원이던 한국의 대졸 연봉은 10년 만에 2379만원으로 뛰었다. 이 기간 물가를 감안한 실질임금 상승률은 25.8%로 일본의 1.7%에 비해 턱없이 높았다. 1인당 GDP(2007년 기준) 대비 대졸 초임이 한국 127%로 일본(72%), 영국(92%), 미국(94%)보다 월등히 높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임금은 생산성에 맞춰 결정돼야 하는 게 기본적인 이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임금 수준이 생산성보다도 높다. 그래서 기업 비용부담이 가중되고 대외경쟁력도 약화됐던 것이다.

임금수준을 생산성에 맞게 조절하는 좋은 대안은 연봉제와 임금피크제를 확대시켜 호봉제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다. 지금은 일부 사업장에서만 시행되고 있는 이들 제도를 채택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어야 한다. 아울러 현재 신규 취업자 초임만 삭감해 입사 1~2년차와 큰 단층이 지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기존 근로자의 임금도 조정이 필요할 것이다.

금융업이나 일부 서비스 업종의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도 조정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 격차도 줄여야 한다. 그래야 우수 인력이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다. 기업은 임금 삭감으로 얻은 여력을 투자와 연구개발에 집중해 국제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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