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2년 동인지『청호문학』과 2001년 목포작가회의 기관지 『문학과세상』등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조대현 시인이 등단 이후 20년 만에 첫시집『도시인』을 화남출판사를 최근 출간했다. 지난 2012년
12월 한국문학평화포럼 기관지『한국평화문학』제7집에 「도시인」「나무」등을 발표함으로써 오랜 침묵을 깨고 문단
에 복귀한 조대현 시인의 이번 첫시집은 불혹의 세월을 거쳐 지천명에 다다른 그가 읽어낸 오늘의 세상 풍경이다.
● 우리 이웃(공동체)과 타자(他者)를 향한 따뜻한 시선을 간직하고 있는 조대현 시인의 첫시집은 풍경의 ‘속살’을 통해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물신화된 ‘자본의 시대’ 속에서도 인간다운 ‘삶의 가치’를 발견해내고 있다. ‘실존의식’과 짝
을 이루고 있는 조대현 시인의 ‘고향(귀향)정신’은 그의 시세계의 중요한 뼈대를 이루고 있으며, 도시적 삶이 필연적으로
몰고 오는 몰가치한 현실에 대항하여 자기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시정신이 돋보인다. 조대현 시인에게 고향 풍경은 ‘마
음의 도원(桃園)’으로서 자기 존재와 타자 간의 불화(不和)가 상존하는 도시적 현실 속에서 ‘파토스적 생의 의지’를 불어
넣어주고, 자신의 상처를 항상 어루만져 주는 성소(聖所)이며, 자기 정체성을 보존케 하는 ‘영혼의 집’으로서 존재하고 있
다. ■ 출판사 서평 1992년 동인지『청호문학』과 2001년 목포작가회의 기관지 『문학과 세상』, 진보생활문예지 『삶이 보이는 창』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조대현 시인이 등단 이후 20년 만에 첫시집『도시인』을 화남출판사를 최근 출간했다. 지난 2012년
12월 한국문학평화포럼 기관지『한국평화문학』제7집에「아버지2」「나무」「도시인」을 발표함으로써 오랜 침묵을 깨
고 문단에 복귀한 조대현 시인의 이번 첫시집은 불혹의 세월을 거쳐 지천명에 이른 그가 읽어낸 오늘의 세상 풍경이다. 모두 4부로 나누어져 총 55편의 시가 수록된 조대현 시인의 첫시집에 관통하는 밑바닥 정서는 “그리움” “아버지” “사랑”
“친구” “슬픔” “생채기” “귀향” 등 우리 몸속에 내재된 원초적 정서이다. 여기서 “그리움”으로 표상되는 삶의 원동력은
그의 시적 사유와 정서의 중요한 모티브로 작동하고 있으며, “아버지”로 표출된 육친의 대한 ‘그리움’과 “귀향”으로 대변
되는 ‘고향의식’은 그의 시편 전체의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 이웃(공동체)과 타자他者를 향한 따뜻한 시선을 간직하고 있는 조대현 시인의 첫시집은 풍경의 ‘속살’을
통해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물신화된 ‘자본의 시대’ 속에서도 인간다운 ‘삶의 가치’를 발견해내고 있다. ‘실존의
식’과 짝을 이루고 있는 조대현 시인의 ‘고향(귀향)정신’은 그의 시세계의 중요한 뼈대를 이루고 있으며, 도시적 삶이 필연
적으로 몰고 오는 몰가치한 현실에 대항하여 자기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시정신이 돋보인다. 조대현 시인에게 고향 풍
경은 ‘마음의 도원(桃園)’으로 자리한다. 자기 존재와 타자 간의 불화(不和)가 상존하는 도시적 현실 속에서 고향은 ‘파토
스적 생의 의지’를 불어넣어주고, 자신의 상처를 항상 어루만져 주는 성소(聖所)이며, 자기 정체성을 보존케 하는 ‘영혼의
집’으로서 존재하고 있다. 도시적 삶, 자본주의적 삶이란 인간에게 항상 생존의 법칙, 짐승의 시간을 강요한다. 조대현 시인이 ‘도시인’으로 살고 있
는 그 ‘도시적 삶의 정체’는 무엇인가. 시인에게 도시는 “외줄 사다리를 타고” “가면을 걸친 채” “양심의 날”을 “반쪽”으로
망가뜨리면서 “어색한 춤사위”로 “총천연색 무도회장”에서 “영혼”과 “육신”을 “끝없이 질척대”면서 “지루하고도 비루
한” 생존을 거듭해야 살아남는 곳이다. “그는 항상 맑은 눈망울”로 존재하고 싶었지만, 도시적 현실은 “몇 개의 가면”으
로 삶을 살도록 강요한다. 그 끈질긴 강요는 필연적으로 ‘양심’을 무디게 하고, 급기야 비참과 굴욕이라는 마음의 상처와
함께 환멸과 우울증을 안겨준다. 도시는 항상 세속의 욕망으로 가득 차 들끓고 있는 곳이기에 난마처럼 뒤얽힌 혼돈스런
현실은 그가 ‘양심’을 지닌 존재로 살아갈 수 없게끔 만든다.
이때 도시적 삶이 필연적으로 몰고 오는 몰가치한 현실에 대항해야만 자기 정체성을 잃지 않고 깨어 있을 수 있다. 그러
나 깨어 있고자 하는 이성과 달리 현실은 허구적 양태를 드러내고, 그 허구성 속에 갇힌 순결한 존재는 생존의 욕망과 불
안한 동거를 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조대현은 그 자신에게 끝없이 질척대던 통증만을 안겨주는 ‘도시인’의 일상적 삶과
‘비루한’ 생존에 일침을 가하면서 비판적 자성(自省)의 목소리를 여실히 들려주고 있다. ‘육신’을 건사하기 위해 ‘비루한
일상’에 짓눌린 도시적 삶은 ‘몇 개의 가면’을 쓰고 살아야만 한다. 그 때문에 도시 속에는 몰가치한 현상과 불모적 현실이
판을 치고 있다고 그는 진단하고 있다. 그는 이처럼 자본주의 사회가 지닌 ‘은폐된 진실’을 절실하게 들추어냄으로써 우리
에게 생을 반성케 하는 울림을 던져주고 있다.
이러한 도시적 삶 속에서 그가 꿈꾸는 것은 원초적 생명력이 살아 숨 쉬는 땅, ‘고향으로의 회귀의식’이다. 삭막하고 비정
한 도시에서 살고 있는 그에게 고향은 불완전한 자기존재를 온전한 존재로 가능토록 만드는 처소이기 때문이다. 또한 조대현 시인의 최근작 「나무」는 “태풍 볼라멘”에 의해 “갈비뼈”가 휘둘리고 “칼바람”에 의해 온몸이 발가벗긴 “늙
은 무화과나무”가 처한 참담한 모습에서 오히려 존재의 끌림을 발견해내고 있다. 이웃들이 비록 절망에 빠져 자살을 감행
한다고 하더라도 늙은 무화과나무는 “뼈저린 줄기에 새순을 피워낼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그는 발견하고 있다.
그리하여 시인은 늙은 무화과나무 한 그루가 “고요히 기다리며 빛나고 있”는 환희의 장면을 목격하면서, 나무의 ‘상처’가
어떻게 ‘신생(新生)’으로 전환하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상처투성이의 늙은 무화과나무가 어떻게 그 자신을 해방시키는
가 하는 문제를 제기함은 물론, 시인과 나무가 상처와 그 치유 차원에서 존재론적인 ‘친연성’을 유지함으로써 섬세한 감각
과 통찰의 눈이 돋보인다. ■ 추천의 글 ● 견딜 수 없을 만큼 생이 팍팍해질 때 저 먼 남녘 끝 섬으로 떠난 시인이 있습니다. 바람과 안개와 파도와 늙은 주모와
억센 뱃사람들과 함께 살았지요. 겉으론 웃었지만 속울음 참으면서 세상 끝 유배지로만 돌아다닌 시인이 여기 있습니다.
분노가 살아있다면 늙어도 영원한 젊은이입니다. ‘강철대오 한통노조’ 일을 하다 책상을 빼앗기고도 허허 웃으면서 찬 소
주잔에 시를 쓴 사람이 여기 있습니다. 쑥스럽게 쑥국 끓여 자기보다 더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더운밥 해 올리는 시인이
여기 있습니다. 오지랖 하나만큼은 목포 앞바다보다 더 넓은 이십년 지기 시인 친구가 여기 있습니다. 눈물에 밥을 비벼
먹고 꽃을 심고 나무를 심는 시인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유용주(시인, 소설가)● 목포사람 조대현 시인이 등단 20년 만에 첫시집 『도시인』을 우리에게 선보인다. 우리 이웃(공동체)과 타자他者를 향
한 따뜻한 시선을 간직하고 있는 그의 첫시집은 풍경의 ‘속살’을 통해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물신화된 ‘자본의 시대’
속에서도 인간다운 ‘삶의 가치’를 발견해내고 있다. ‘실존의식’과 짝을 이루고 있는 조대현 시인의 ‘고향(귀향)정신’은 그
의 시세계의 중요한 뼈대를 이루고 있으며, 도시적 삶이 필연적으로 몰고 오는 몰가치한 현실에 대항하여 자기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시정신이 돋보인다. 조대현 시인에게 고향 풍경은 ‘마음의 도원桃園’으로 자리한다. 자기 존재와 타자 간의
불화不和가 상존하는 도시적 현실 속에서 고향은 ‘파토스적 생의 의지’를 불어넣어주고, 자신의 상처를 항상 어루만져 주
는 성소聖所이며, 자기 정체성을 보존케 하는 ‘영혼의 집’으로서 존재하고 있다. - 이승철(시인, 한국문학평화포럼 사무총장)의 <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