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미디어, ‘전두환 비자금 회사’로 지목된 회사 중 하나

전재용, 우원씨에게 나스미디어 입사 배경 언급

전재용, “큰 아버지(전재국) 도움으로 인턴” 우원씨에게 편지

전우원 “전재국과 정기호 사장 방에서 함께 만나고 밥 먹어”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씨와 장남 전재국(오른쪽)씨가 지난해 5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앉아 있다. (사진=뉴스1)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씨와 장남 전재국(오른쪽)씨가 지난해 5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앉아 있다. (사진=뉴스1)

전직 대통령인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씨가 ‘전두환 일가’의 비자금 회사 가운데 하나로 지목한 나스미디어가 전두환의 장남 전재국씨와 얽혀 있는 구체적 정황이 추가로 밝혀졌다.

우원씨가 2017년 나스미디어에 입사하는 과정에서 전재국씨와 나스미디어 설립자이자 대주주인 정기호 KT알파 사장 방에서 함께 만나고 3인이 식사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스미디어는 “창업자 정기호 사장이 20년 이상 운영한 상장사로, 의혹은 사실무근이다”고 밝혔지만, 정기호 사장이 전재국씨와 얽힌 구체적 정황이 추가로 드러남에 따라 향후 ‘전두환 비자금’ 회사 여부가 규명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원씨는 지난달 15일 유튜브 등을 통해 전두환 일가의 비자금 의혹을 고발하면서 “전재국씨가 바지사장을 내세워 전두환 비자금으로 운영하는 회사”라며 나스미디어 시공사 허브빌리지 등을 지목했다.

전두환 비자금 사용 및 은닉 의혹은 우원씨의 폭로 뒤 시민단체가 전두환 일가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으로 고발해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이다.

우원씨는 2017년 5월 군에서 전역을 했는데, 직후 아버지 전재용(전두환의 둘째 아들)씨가 우원씨에게 보낸 편지에는 “큰 아빠(전재국씨)의 도움으로 전역 후에 인턴 일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들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진=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손자 전우원 제공)
(사진=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손자 전우원 제공)

나스미디어가 우원씨에게 발급한 경력증명서에는 우원씨가 2017년 6월 1일부터 2017년 8월 15일까지 미디어채널팀에서 사원으로 근무한 것으로 명시돼 있다.

전재용씨의 편지엔 날짜가 특정돼 있지 않지만, “인턴 일도 할 수 있게 됐다고 들었다”는 내용으로 유추해볼 때 우원씨가  편지를 받은 시점은 나스미디어 입사 직후인 2017년 6월 무렵으로 추정된다.

뉴스버스와 전우원씨의 카카오톡 대화 창

뉴스버스 취재 과정에서 우원씨는 당시 받았던 편지를 제공하고 “(입사 직전) 전재국씨와 함께 나스미디어에 가서 정기호 사장 방에 들러 인사를 한 뒤 함께 밥을 먹고 며칠 지나 나스미디어에 입사했다”고 밝혔다.

당시 우원씨가 사용했던 명함에는 ‘나스미디어 사업전략실 미디어채널팀 사원’이라고 기재돼 있다.

이 시기 아버지이자 전두환씨의 둘째 아들 전재용씨는 탈세 혐의로 노역을 살던 중이었다. 2015년 8월 탈세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40억원이 확정된 뒤 벌금 30여억원을 내지 않아 2016년 7월 1일부터 노역장에 유치된 것이다. 당시 노역 기간은 2년 8개월로 하루 노역 일당이 400만원에 달해 ‘황제 노역’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우원씨의 입사 배경과 관련 나스미디어는 뉴스버스에 “번역 업무를 하는 사람이 필요했을 때 아는 사람을 통해 임시로 인력을 채용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우원씨는 “미디어 채널팀에 있었고 번역 관련된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나스미디어, 회사명·지분 세탁 거쳤을 가능성 

뉴스버스는 지난달 29일 KT그룹 계열 나스미디어의 설립자이자 대주주 정기호 KT 알파 사장과 전재국씨가 나스미디어의 전신의 초기 회사 설립 당시 동업관계였다고 단독보도한 바 있다.

전재국씨와 정 사장은 1995년 국내 최초 온라인 광고 전문 대행사인 키노피아를 공동창업했다. 두 사람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동문이기도 하다.

나스미디어 기업소개서 캡처
나스미디어 기업소개서 캡처

정 사장은 키노피아 설립 4년인 1999년 키노피아를 불과 4개월된 홍콩계 회사 아시아콘텐츠닷컴에 매각하고 이듬해인 2000년 더블클릭코리아를 세웠다. 정 사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키노피아를 거액에 팔아 판매 대금은 현금이 아닌 지분으로 받았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로부터 2년 뒤 더블클릭코리아가 나스미디어로 이름이 바뀐다.

불과 6개월 사이에 해외 온라인 광고 회사들과 지분을 주고 받으며 회사명이 두 번씩 변경됐는데, 이 같은 나스미디어의 설립과정이나 전우원씨의 폭로 등을 감안하면 전재국씨가 차명 회사를 세워 회사 세탁 과정을 거친 것으로 의심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재국씨는 2000년 언론 인터뷰에서 “5년 전 대학 동창들과 인터넷 광고회사를 차려, 그걸 미국 회사에 매각하고 받은 돈과 주식이 50억 원 이상이다”고 말한 적이 있다. 전재국씨가 언급한 인터넷 광고회사가 키노피아다.

2008년 KT가 지분을 인수해 나스미디어는 KT그룹의 디지털미디어 광고 계열사로 편입됐다. 현재는 KT가 1대주주로 42.96%의 지분을, 2대 주주인 정기호 KT알파 사장이 16.8%를 보유하고 있다. 나스미디어 박평권 대표이사는 더블클릭코리아 설립 때부터 함께했던 인물로, 2022년 정기호 사장에게서 대표이사직을 넘겨받았다.

정기호 KT 알파 사장 반론 

뉴스버스는 정기호 KT알파 사장에게 반론을 듣기 위해 전화를 했으나, 받지 않았다.

이후 뉴스버스는 정 사장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2017년 전우원씨 입사 때 전재국씨가 우원씨를 방으로 데려와 인사시키고 함께 식사한 사실이 있느냐” “전재국씨 지분을 차명으로 갖고 있느냐” 등의 질문을 했지만 정 사장의 답변은 없었다.

문자메시지를 통한 반론 요청 역시 메시지를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정 사장은 묵묵부답이었다. 추후라도 정 사장이 반론을 해오면 충실하게 반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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