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구현모 KT 대표와 윤경림 차기 대표 후보(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9일 전해졌다. 지난 7일 한 시민 단체는 서울중앙지검에 두 사람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으며, 이 사건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이정섭)에 배당됐다고 한다.
검찰은 고발장 내용뿐 아니라 두 사람에 대해 제기된 의혹 전반을 수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금명간 참고인 등 관련자를 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KT 이사회에서 차기 대표 후보로 선출된 윤 사장은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 의결을 앞두고 있다.
구 대표는 자신의 친형이 운영하는 자동차용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을 2021년 7월 현대차가 인수하는 과정에 윤 사장과 함께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윤 사장은 현대차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현대차가 구 대표의 친형 회사를 거액에 인수한 지 두 달 뒤, 구 대표가 새로 마련한 KT 임원 자리에 윤 사장이 발탁되면서 “보은(報恩) 인사”라는 말이 나왔다.
공정위가 작년 12월 현장 조사를 했던 KT텔레캅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있다. KT텔레캅은 사업 물량을 1년 단위 수의계약으로 4개 업체에 배분하는데, 작년에 특정 업체에 494억원(2016년은 45억원)에 달하는 물량을 몰아줘 KT 본사 차원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KT 대표 연임을 노렸던 구 대표가 통신 장비 유지 보수 비용을 집행하지 않는 방식으로 영업이익을 부풀렸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검찰 수사가 임박하자 구 대표가 직원들을 동원해 회사 내 컴퓨터 등에서 중요한 경영 관련 자료 등을 삭제하고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검찰도 이와 같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