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KT 전직 임원들 1심서 집행유예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KT 전직 임원들 1심서 집행유예

송고시간2022-06-16 15:32

황윤기 기자

‘상품권깡’ 비자금 조성…국회의원 99명 불법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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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황윤기 기자 = 법인 돈으로 상품권을 사들인 뒤 되파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국회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기소된 KT 전직 임원들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16일 KT 전 대관 담당 부서장 맹모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정치자금법 위반)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업무상 횡령)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업무상 횡령 혐의를 각각 분리해 선고했다.

재판부는 “기부의 상대방이 된 국회의원 상당수가 KT와 직접 이해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는 국회 소위원회 소속”이라며 “국회의원이 가진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권한이 KT를 위해 부정적으로 쓰일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들이 초범이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고, 부당한 개인적 이익을 도모한 것은 아닌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판부는 KT도 사내 불법 행위를 감독할 의무를 게을리한 책임이 있다고 보고 유죄를 선고했다.

맹씨 등은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조성한 비자금 11억5천만원 가운데 4억3천790만원을 19·20대 여야 국회의원 99명에게 360회에 걸쳐 불법 후원금으로 준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법인 자금으로 상품권을 매입한 뒤 되팔아 현금화하는 ‘상품권깡’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100만∼300만원씩 금액을 분할하고 임직원·지인 명의로 ‘쪼개기 후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범행에 명의를 빌려준 혐의를 받는 구현모 KT 대표이사는 총 1천500만원의 벌금형 약식 명령을 받고 이에 불복해 법원에서 정식 재판을 받고 있다.

황창규 전 KT 회장도 검찰의 수사망에 올랐으나 검찰은 공모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wat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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