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4월 말 국내 이동통신사로부터 받은 5세대 이동통신(5G) 기지국 구축 이행 실적을 검토하는 데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4월 말 기준 구축한 기지국 수가 21만개 이상에 달해 조사에 투입될 인력과 시간 부족에 정부 역시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지난 4월 통신 3사로부터 받은 5G 주파수 할당 조건 이행 실적 보고서 점검 결과는 하반기는 돼야 낼 수 있다”라며 “최소 6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 최대한 이른 시일 내 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우선 전체 5G 기지국 수가 약 21만개에 달한다. 5G 기지국은 3.5㎓와 28㎓ 등으로 나뉘는데, 지난 4월 말 기준 3.5㎓는 21만161개, 28㎓는 5059개 등 총 21만5220개에 달한다. 주말을 제외하고 월 기준 20일 동안 하루 10개 기지국을 점검한다고 가정하면 한 달 동안 점검할 수 있는 기지국 수는 200개에 불과하다.
기지국 점검을 위한 인원 역시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국내 기지국 점검을 위한 인원이 부족한 상태로 인력 부족을 위한 여러 가지 대책을 검토 중이다”라며 “퇴직한 인원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들었다”라고 토로했다.
특히 주요 대도시 내 지하철에 설치된 기지국을 점검하는 데는 여러 제약이 있어 고심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지하철 내 설치된 기지국 점검을 위해서는 작업 중 안전을 위해 지하철 운행이 중단된 시간에 진행해야 한다. 이로 인해 새벽 시간대에만 점검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다, 하루 점검 시간 역시 2~4시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부터 시행 중인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여러 수칙을 지키다 보니 점검 속도도 더디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통신업계는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를 뒷받침하기 위한 28㎓ 기지국 점검에 정부가 주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수치만 봐도 3.5㎓ 기지국과 비교해 28㎓ 기지국 수는 턱 없이 부족하다.
정부는 지난 2018년 5G 주파수를 할당하며 주파수별로 망 구축 의무 수량 대비 10%의 기지국을 구축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3.5㎓ 기지국의 경우 이동통신사별 구축 의무 국수가 2만2500개로, 최소 2250개를 구축해야 하는데, 4월 말 기준 통신사들은 약 6만5000~7만8000개를 구축했다. 이행률로 따지면 290~346%에 달한다. 28㎓ 기지국의 경우 1만5000개 구축 의무에 이행실적은 10%대 초반에 그치고 있다. 정부가 주문했던 이행률 최소를 맞춘 셈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28㎓ 기지국의 경우 대부분이 기업 간 거래(B2B) 시장 수요가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수요가 없었다”라면서도 “정부 이행 기준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