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3대 통신사 다니던 父, 젊은 팀장 괴롭힘에 사망.. 사과해야”

“3대 통신사 다니던 父, 젊은 팀장 괴롭힘에 사망.. 사과해야”

"3대 통신사 다니던 父, 젊은 팀장 괴롭힘에 사망.. 사과해야"
추석 연휴를 앞두고 부친이 직장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청와대 청원글이 올라왔다. 유족들은 발인도 치르지 않고 가해자로 추정되는 직원의 사과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직장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큰딸 결혼식 2주 뒤 자살을 선택한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어 주세요’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22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78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극단적 선택을 한 50대 직장인의 아들이라고 밝힌 청원인 A씨는 “저는 대한민국에서 30여년을 넘게 몸담아온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사 직장 내에서 괴롭힘과 압박을 견디지 못해 15일 새벽에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 아버지의 아들”이라며 “평소 이런 일들을 보고 들었을때 안타까운 마음만 가질 뿐이었는데, 저희 아버지가 이런 일을 겪으시고 괴로움에 세상을 떠나시는 걸 보니 이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적는다”고 운을 뗐다.

그는 “큰 딸 시집 보낸 지 2주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셨다는 게 정말 의문이었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의문만 가진 채 장례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며 “그러던 중 집에서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 내용도, 평소 아버지가 불만을 토로하실 때도 특정 인물만 지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6월 쯤 나이 어린 팀장이 새로 부임했는데, (팀장은) 아버지에게 인격모독성 발언을 하고 아주 오래전 일을 들춰 직원들에게 뒷담화를 해 주변 직원들까지 아버지를 냉대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부친 유서에는 “회사에 젊은 팀장이 한 명 왔는데 나를 너무 못살게 군다” “출근하는 게 너무 지옥 같다” “나를 너무 못살게 군다, 나이도 어린데 너무 화가 난다” “일 하는 부분에 있어서 나에게 너무 많은 험담을 한다”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 나에 대한 이상한 소문을 이야기해 소위 이야기하는 왕따 분위기를 만든다” “나보다 젊은 팀장이 온갖 욕설과 무시성 발언을 하여 자존심이 너무 상하고 괴롭다” “사람이 싫다, 무섭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A씨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저희 아버지를 이렇게 괴롭히는가 의문이 들었다”며 “그동안 아버지께서 얼마나 괴로우셨을지, 얼마나 힘드셨을지 가늠도 할 수 없다”고 했다. 부친이 사망한 날 아침 팀장으로부터 “아버지가 회사에 출근을 하지 않고 연락이 되지 않아 집앞까지 쫒아왔다” “아버지 어디 있느냐” “왜 전화를 꺼놨냐”며 화를 내는 전화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아버지는 지난달 29일 딸 결혼식을 앞두고 30년 근속 안식년을 받아 지난 15일 출근을 앞두고 계셨다. 휴가를 다 사용하고 다시 회사에 출근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두려움 등의 사유로 이와 같은 선택을 하신 것 같다”며 “(팀장에게) 아버지 가시는 길에 미안하다는 진심어린 사과를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팀장은) 입을 꾹 다문 채 사과 한 마디가 없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지난 17일로 예정됐던 고인의 발인을 연기했다고 한다. A씨는 “대한민국 3대 통신사중 하나인 *사는 한 가정을 무참히 짖밟아놓았다.

저희가 원하는 건 54세에 생을 마감하신 아버지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라며 “이 사건은 자살이 아닌 명백한 살인이다. 하루 빨리 아버지를 좋은 곳으로 모실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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