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5일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의 유가족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14일 경북 포항에서 KT의 하청업체 노동자가 작업을 하다가 400㎏이 넘는 케이블드럼에 깔려 숨졌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경북 포항 흥해읍에서 KT 외선 정비공으로 일하던 50대 김모씨가 400㎏이 넘는 케이블드럼에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김씨를 비롯한 작업자들은 이날 오전 6시30분쯤 KT대구본부 흥해지점 앞마당에서 차량 크레인을 이용해 지상에 있는 케이블드럼을 트럭으로 옮기는 중이었다. 그런데 케이블드럼을 매달았던 밧줄이 풀렸고 케이블드럼이 아래에 있던 김씨에게 떨어졌다. 김씨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노조는 “사고현장 확인 결과 낙하한 인양물(케이블드럼)과 크레인 사이 연결수단은 밧줄이 전부였다”며 “다른 업체 현장에서는 케이블드럼을 인양하기 위해 고리를 만들어 크레인에 연결하지만, 사고발생 현장에서는 그동안 밧줄로 임시 매듭을 만들어 인양작업을 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어 “시공사인 협력업체 뿐 아니라 시행처인 KT도 이번 사건의 공범”이라며 “KT건물 앞마당에서 일어난 이번 사고에 대해 구현모 KT 대표이사는 즉각 책임을 인정하고,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하라”고 했다.
전날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본부 출범을 발표하고 중대재해 예방과 감독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본부 출범 전후로 지난 10일 한일시멘트, 지난 13일 현대중공업에 이어 이날 KT에서도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노조는 “본부 개소식 하루만에 중대재해가 발생했다”며 “하청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의 행렬을 멈출 수 있도록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을 촉구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