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KT “수년 고용보장·위로금”…KT파워텔 노조 “기대 이하”

KT “수년 고용보장·위로금”…KT파워텔 노조 “기대 이하”

머니투데이

  • 김수현 기자
  • 2021.01.29 06:00

KT파워텔 노사 매각 관련 고용·처우 협의 ‘입장차’

KT파워텔 노조가 사옥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KT파워텔 노조가 사옥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KT가 매각을 결정한 KT파워텔 노사가 매각 관련 협의 시작 단계부터 합의점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KT파워텔 직원들의 고용 승계와 임금·처우 등에 대한 논의가 본격 시작됐으나 입장차가 크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파워텔 노사는 지난 25일부터 매각 관련 대화에 나섰다. 노사는 지난 27일 오후에도 만나 고용 및 임금 승계 등 처우에 대해 논의했다. KT를 대리해 나온 사측은 수 년간의 고용보장 기간과 위로금 지급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노조는 “기대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해 수용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조합원들에게는 피해가 너무 크고 기본적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무시당하는 느낌이 든다”며 “그런 내용(고용 및 처우)을 얘기한다는 자체로 직원들의 자존감이 상실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KT는 지난 22일 자회사인 무전기업체 KT파워텔을 디지털 보안장비 제조업체 아이디스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KT가 보유한 KT파워텔 지분 44.85% 전량을 406억원에 매각한다. KT와 아이디스는 오는 3월말까지 KT파워텔 주주총회와 규제기관 승인, 잔급 지급 등을 마치고 계약을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KT파워텔 내부 불안 가중…”몇년 고용보장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
KT파워텔 노조는 매각 주체인 KT가 협상 테이블에 나서는 대신 KT파워텔 임원이 내용을 전달하는 수준이라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노조는 “사측이 이사회 결정 전까지 직원들에 아무런 고지를 하지 않았다”며 “KT브랜드를 보고 파워텔로 입사한 직원들은 KT파워텔로 퇴직하는 걸 원한다. 몇년의 고용보장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고 했다. KT파워텔 직원은 140여명 수준으로 모두 정규직이다. 평균 연봉은 6400만원 수준이다.

박갑진 KT파워텔 노조위원장은 “잔금 날이 다가오는 긴박한 상황인만큼, 조합원들과 소통하면서 고용안정과 직원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협상을 상시로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파워텔 노조 내부.
KT파워텔 노조 내부.

노조는 투쟁 수위도 높여 갈 계획다. 다음주 중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찾아 집회를 연다. 노조는 “공공재를 민간기업에 매각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묻고 매각을 불허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파워텔이 주파수를 활용하는 만큼 매각을 위해선 과기정통부의 최대주주 변경 신고와 공익성 심사 결과를 통과해야 한다. KT새노조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KT가 좋은 일자리를 줄이는 계열사 매각과 분사, 구조조정을 통해 영업이익을 극대화하는데 집중하려는 전략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KT파워텔 소액주주 소송 문제도…’산 넘어 산’

KT파워텔 매각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KT파워텔을 상대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해당 소송은 지난 21일 각하됐지만, 여전히 소액주주들은 추가 소송 제기 등 항변을 예고하고 있어 매각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KT파워텔은 2015년 주파수공용통신(TRS) 활용도가 낮아지면서 사업을 중단하고 점진적 종료 절차를 밟아왔다. 이 과정에서 3만7000여명의 소액주주들은 “주주들에게 매수청구권이 주어지지 않아 1500억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KT파워텔 소액주주 연대는 “KT파워텔 주식 매각은 찬성한다”면서도 “이번 매각 소식을 듣고 KT가 주주들에게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주고도 도망가는 느낌을 받았다. 매수청구권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 매각은 순탄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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