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경제신문] KT 황창규 전 회장 수사 재개되나…구현모 체제 첫 위기
작성자: 최종관리자 | 조회: 217회 | 작성: 2020년 8월 19일 1:40 오후KT 황창규 전 회장 수사 재개되나…구현모 체제 첫 위기
- 길연경 기자
- 승인 2020.08.19 07:38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KT에 잠재돼 있던 CEO 리스크가 수면 위로 드러날 조짐이다. 일 년 가까이 검찰로 사건이 송치되고 멈췄던 황창규 전 KT 회장의 각종 의혹 수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소 여부가 끝나는대로 급물살을 탈 전망이기 때문이다. 황 전 회장의 조사를 시작으로 각종 사건에 연루된 현 구현모 KT 사장이 유죄를 받으면 또다시 새로운 그룹 총수를 뽑아야 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황창규 전 회장 등 전직 KT 임직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을 본격 수사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12월 조사2부에 배당된 황 전 회장의 경영고문 부정위촉 의혹 사건도 수사 진척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검찰은 이 부회장의 부정 승계 의혹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등 굵직한 수사에 치중, 특수부 축소로 인해 수사할 여력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조만간 이 부회장 등에 대해 기소 여부를 결정한 뒤 황 전 회장 소환조사 등 보완 수사에 공을 들여 내년까지 수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경찰은 황 전 회장 사건들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으나 검찰이 수사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회장은 아직 검찰 단계에서 소환조사를 받지 않은 상태다.
앞서 KT는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소위 ‘상품권 깡’을 통해 11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뒤 19대와 20대 국회의원 99명의 후원계좌에 쪼개기 입금하고, 골프 비용 등 접대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월 황 전 회장을 포함한 전·현직 임원 7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황 전 회장은 KT가 2014년 이후 전직 정치인 등 정·관계 인사를 고문으로 선임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황 전 회장의 주도 아래 KT가 정·관계 인사 14명을 2014~2019년 고문으로 두고 자문료 명목의 보수를 지급한 정황이 경찰 수사에 서 포착된 바 있다.
KT는 황 전 회장 후임으로 구현모 사장을 이사회를 통해 지난 3월 30일 KT의 새 수장으로 선출했지만, 전임 회장과 함께 구 사장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돼 있는 상태다. 이사회는 유죄 판결이 나면 CEO에서 물러난다는 조건으로 구 사장의 임명을 강행한 바 있다. KT는 검찰과 법원 판단에 따라 구 사장이 언제든 물러날 수 있는 리스크를 안고 있는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KT는 지난해 4월 공정위 고발로 인해 전용회선 사업 입찰에서 경쟁사와 함께 담합 행위를 주도한 의혹으로 검찰 수사망에 올라있다. 이에 지난 6월 17일 KT 광화문 사옥이 검찰의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당하는 곤혹을 치뤘다. 문제는 구 사장이 당시 황 전 회장의 비서실장 겸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을 맡았기 때문에 담합 혐의와 관련된 실무자로 검찰 수사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