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단독] “KT 아현지사 화재 119 불통으로 사망”… 법원, 유가족 손배소 패소 판결

[단독] “KT 아현지사 화재 119 불통으로 사망”… 법원, 유가족 손배소 패소 판결

입력 : 2020-08-19 11:38:58 수정 : 2020-08-19 11:41:32

경찰·소방 관계자들이 2018년 11월 25일에 화재가 발생한 서울 충정로 KT아현지사 지하 통신구에서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2018년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사건과 관련, 전화 먹통으로 119 신고가 지연됐더라도 KT에게 환자 사망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성남지원 민사7단독 최은경 판사는 이날 황창규 전 KT 회장을 상대로 서모(78)씨 등 유가족 4명이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유가족들은 지난해 4월 KT가 주의의무 등을 다하지 않아 화재가 났고, 이에 따라 119 불통으로 서씨 등의 신고전화를 하지 못해 서씨 아내인 주모(74)씨가 사망했다며 약 1억원의 손배소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지난달 10일 양자 간 조정을 제안했지만 KT 측에서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 등에 따르면 서씨는 2018년 11월 25일 오전 5시쯤 쓰러진 주씨를 발견하고 유선전화로 119 신고를 시도했지만 불통이었다. 서씨는 다시 휴대전화로 오전 5시25분과 26분 두 차례 119 신고전화를 했지만 이 역시 신호가 닿지 않았다고 한다. 서씨는 집 밖으로 달려 나가 행인 휴대전화로 5시29분쯤 신고했지만, 구급대원들이 도착한 오전 5시33분쯤 이미 주씨는 숨을 거둔 상태였다.

경찰은 지난해 4월까지 세 차례 현장조사와 두 차례 합동회의 등을 실시했음에도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음에 따라 특정인에게 형사적 책임도 묻지 못했다.

이에 재판부는 현재까지 입증된 자료만으로 당시 화재 사고와 주씨와의 사망 간에 직접적 관련성을 찾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고 당일 KT는 119 및 112 신고가 가능하도록 긴급 백업을 실시한바 119 신고 불통이 KT 화재 탓인지 휴대전화 기종 탓인지 규명해야 하는 점, 119 신고가 때맞춰 이뤄졌으면 주씨가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냐는 점 등이 법적 쟁점이었다. 유가족 측은 금명간 판결문을 분석한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11월 25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아현지사에서 KT 관계자들이 전날 발생한 화재 복구에 매진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사고 당일 KT는 119 및 112 신고가 가능하도록 긴급 백업을 실시한바 119 신고 불통이 KT 화재 탓인지 휴대전화 기종 탓인지 규명해야 하는 점, 119 신고가 때맞춰 이뤄졌으면 주씨가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냐는 점 등이 법적 쟁점이었다. 유가족 측은 금명간 판결문을 분석한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KT는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영업 피해를 본 소상공인 1만3500여명에게 약 73억원의 보상금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휴대전화, 초고속인터넷, IPTV 등 먹통으로 피해를 본 일반 고객 110여만명에 대해 요금 감면 형식으로 350억8000여만원을 보상했다.

성남=김청윤 기자 pro-ver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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