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구현모 KT 사장 취임 후 첫 고발 검찰 수사 촉각
작성자: 최종관리자 | 조회: 235회 | 작성: 2020년 8월 11일 3:02 오후구현모 KT 사장 취임 후 첫 고발 검찰 수사 촉각
열악한 근무 환경 방치 논란 결국 수사기관 행…직원 이메일 무단 삭제 사건도 곧 고발될 듯
정 위원장은 KT 내에서 사내 민주적 노조 건설을 지향하는 직원들의 모임인 민주동지회 소속이다. 업무지원단은 황창규 전 회장이 2014년 취임 첫해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하면서 이에 불응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신설한 조직으로 사측은 주로 기피대상 업무에 단원들을 투입하고 있다.
연설하는 구현모 KT 사장. 사진=KT
서울중앙지검에 제출된 고발장을 보면 경기도 의정부에서 근무하는 업무지원단 소속 경기지원1팀은 곰팡이와 악취가 코를 찌르고 수시로 쥐가 출몰하고 누수 현상으로 인해 천장과 벽에 균열까지 발생하는 등 극도로 열악한 사무실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 일부 팀원들이 사무실 환경 개선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장기간 응하지 않았다.
올해 5월 일부 팀원들은 열악한 환경을 취재하려 온 한 언론매체의 취재에 응하면서 이러한 사실을 폭로했다. 따라서 이들은 내부고발자가 된 셈이다. 이후 KT 측은 경기지원1팀의 사무실 이전을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올해 6월 “사무실 천장 보수 공사를 완료했다. 사무실 이전은 연말 정기인사시기에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KT 측은 7월 들어 “사무실 이전은 없다”고 아예 못 박았고 매체의 취재에 응한 팀원 2명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KT 측은 눈에 보이는 누수만 일시적으로 막는 조치를 했을뿐 문제 해결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민주동지회 측의 입장이다. 곰팡이와 악취는 여전하고 균열로 인한 건물 붕괴의 위험도 가시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측은 언론 취재에 응한 두 팀원들에 대해 각각 정직 6월, 정직 3월의 중징계 안건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이달 6일 열린 인사위원회에서 두 팀원들은 각각 정직 3월, 감봉 3월로 징계 수위가 감경됐으나 여전히 징계 수위가 높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시 KT 측은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두 직원은 내부고발 뿐만 아니라 작업 현장에서 갑질, 공용물품 임의 사용 등 여러 혐의가 파악돼 징계 절차를 밟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민주동지회는 사측이 뒤늦게 두 직원들의 혐의를 들춰내 징계 사유로 삼고 있으며 전혀 중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고발장은 “(KT 사측과 노조는) 단체협약 70조에서 근로조건의 개선을 통해 적절한 작업환경을 조성해 조합원의 생명보전과 안전 및 보건을 유지, 증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노조법은 단체협약의 내용 중에서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을 사용자고 위반했을 경우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명시하고 있다”며 “산업안전보건법은 5조 사업주의 의무로 근로자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줄일 수 있는 쾌적한 작업환경 조성 및 근로조건 개선을 명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고발장은 “이러한 규정들을 위반한 구현모 사장과 박순하 단장을 노조법상 단체협약 위반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고발한다. (검찰에게) 피고발인들에 대한 조속한 수사와 범죄혐의가 인정될 경우 강력한 형사처벌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구현모 KT 사장과 박순하 업무지원단장에 대한 고발장, 사진=KT 민주동지회
한편, 구현모 사장은 사내메일 무단 삭제 의혹과 관련해서도 고발될 위기에 놓여 있다. 올 가을 노조위원장 선거에 대한 회사개입 근절을 요구하는 장 아무개 직원의 사내 메일을 사측에서 지난 달 무단 삭제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KT가 직원의 사내메일을 삭제하는 것은 메일 관리규정에도 없고 전례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 메일 무단삭제는 형법상 재물손괴와 정보통신망법 상 타인정보훼손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이다.
지난 5월 말부터 장 씨는 ‘노조선거에 대한 불법개입 중단’을 호소하는 사내메일을 전 직원에게 보냈다. 그러나 사측은 장 씨의 지난 7월 9일자 사내메일을 무단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 씨는 사내 담당자들에게 이달 7일자로 이메일을 보내 “이메일의 삭제 경위에 대한 해명을 요청한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도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경위를 해명하고 그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통해 회사 내부에서 문제를 매듭지으려는 충정을 이렇게 계속 무시한다면 저도 불가피하게 외부기관에 수사의뢰를 할 수밖에 없다”고 최종입장을 사측에 전달했다.
10일 현재까지 KT 측은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비즈한국은 KT 측에 구 사장의 피고발 건과 메일 삭제 논란에 대해 문의했으나 별다른 해명을 듣지 못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