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업무지원단 경기지원 1팀 노동자들이 근무하고 있는 KT경기중앙빌딩 3층 천장 모습 [출처: KT전국민주동지회]
|
노동자들이 위험한 근무환경으로 지적한 건물은 경기 의정부 소재, KT 소유의 KT경기중앙빌딩이다. 해당 빌딩은 1965년 준공돼 약 55년이 지난 건물이다. KT중앙빌딩에는 고발자 2인이 소속된 KT 경기지원 1팀 직원 6명만이 유일하게 근무하고 있다.
곰팡이·악취 및 누수로 인한 천장 무너짐 등의 노동환경을 고발한 노동자들은 지난 2014년 만들어진 KT 업무지원단 소속 노동자들이다. 업무지원단은 지난 2014년 황창규 전 KT 회장이 직원 8304명을 구조조정하고, 이를 거부한 직원 291명을 전보 시켜 만든 조직이다.
KT중앙빌딩은 직원들이 근무를 시작했던 2014년에도 수십 마리의 쥐가 몰려있을 정도로 방치된 건물이었다. 노동자들은 지난 4월경부터 회사에 환경 개선을 요구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이에 지난 7일 정연용 KT노동조합 본사지방본부 위원장은 해당 건물을 방치했다는 이유로 ‘주식회사 케이티(대표이사 구현모)’, 박순하 업무지원단장을 고용노동부 의정부지청에 고발했다.
고발인은 고발장에서 “건물 전체를 뒤덮고 있는 곰팡이와 악취는 쾌적하지 않은 근무환경을 만들 뿐 아니라, 장기간 일상적인 노출 때문에 만성적 비염, 호흡기 질환까지 유발하고 있다”고 사무실 상태를 설명했다. 이어 “더 심각한 것은 수년간의 누수와 부식을 방치한 것으로 인해 건물 전체의 벽면과 천정에 균열과 붕괴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우선 고발인은 피고발인이 안전 보건 관련 단체협약 위반에 따라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 92조에 따라 처벌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KT와 KT노조가 체결한 단체협약 제 70조 산업안전보건의 의무 1항에는 “회사의 산업안전보건법령에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기준을 준수해야 하며, 당해 사업장의 안전보건에 관한 정보를 조합원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이어 “근로조건 개선을 통해 적절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조합원의 생명 보전과 안전 및 보건을 유지·증진해야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때문에 고발인은 ‘단체협약의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을 위반할 경우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노조법 92조 2호에 따라 피고발인이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고발인은 ‘근로자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줄일 수 있는 쾌적한 작업환경의 조성 및 근로조건 개선’이라는 산업안전보건법 4조 사업주 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KT 경기지원 1팀 노동자들은 노동 환경 개선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회사 측은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 KT노조 본사지방본부는 현장 조사를 통해 경기지원 1팀의 이전 필요성을 확인한 후, 이를 지난 6월 3일 업무지원단 박OO 부장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사무실 이전 계획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 밖에도 경기지원 1팀 노동자들은 면담 및 메일을 통해 수차례 사무실 이전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들은 7월 15일 사무실 이전 계획이 없다는 최종 통보를 받았다.
한편 5월 말부터 ‘노조 선거에 대한 불법 개입 중단’을 호소하는 메일을 전 직원에게 보낸 직원이 회사로부터 ‘서면 경고’를 받은 사건도 있다. KT 송파지사 하남지점 미래산업팀 장현일 씨는 지난달 9일에도 같은 내용의 사내 메일을 발송했으나 삭제조치 됐다. 이에 그는 지난 7일 회사에 삭제 경위에 대한 해명 및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최종 입장을 전달한 상태다. KT는 현재까지 해당 사건에 대해 답변을 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장현일 씨는 이 사건과 관련해서 KT를 고소 고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27일 KT전국민주동지회와 KT노동인권센터가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미루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이메일 무단 삭제는 부당노동행위일 뿐 아니라, 정보통신망법, 통신비밀보호법에 위반되며 형사처벌까지 가능한 중범죄”라고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