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WP “CIA, 암호장비 업체 차려 120개국 기밀 털었다”
작성자: 최종관리자 | 조회: 120회 | 작성: 2020년 2월 13일 5:52 오후WP “CIA, 암호장비 업체 차려 120개국 기밀 털었다”
입력 : 2020-02-12 18:50:32 수정 : 2020-02-12 22:26:48
WP·獨 ZDF 폭로 / 스위스 장비업체 극비리에 소유 / 통신장비에 기밀해제 장치 심어 / 韓·日·바티칸 등 무차별적 수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뉴햄프셔 주 맨체스터 유세장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맨체스터 AP=연합뉴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현지시간) 독일 방송사 ZDF와 함께 CIA의 작전 자료를 입수, 2차대전 이후 최근까지 각국에 암호 장비를 판매해온 스위스 회사 ‘크립토AG’를 CIA와 당시 서독 정보기관 BND가 극비리에 소유하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 회사는 지난 수십년 동안 기계와 전자회로 파장 추적, 실리콘 칩과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암호 장비를 생산, 판매하는 독보적인 업체로, 각국이 정보요원과 외교관, 군과의 비밀 연락 업무를 수행하면서 이 회사 장비를 사용해 왔다. CIA와 BND는 이 암호 장비에 미리 기밀정보를 쉽게 해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심어놓고 세계 주요국에서 오가는 기밀정보를 손쉽게 취득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독일의 BND는 1990년대 초에 스파이활동이 노출될 위험성이 크다고 보고 손을 뗐으나 CIA가 독일 지분까지 매입해 2018년까지 운영했다. 기밀 탈취 의혹을 제기하며 화웨이를 맹비난해 온 트럼프정부가 2018년까지도 크립토AG를 이용해 적국은 물론 동맹국의 기밀까지 털어낸 것이다.
한편 스위스 당국은 크립토AG와 관련한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캐롤리나 보렌 스위스 국방부 대변인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15일 해당 사안을 검토하기 위해 전직 대법원 판사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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