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방재신문] 경찰, KT 아현지사 화재 원인 ‘불명’ 결론

경찰, KT 아현지사 화재 원인 ‘불명’ 결론

5개월 걸친 내사 종결… “통신구 심하게 불타 발화지점 한정 못 해”

최누리 기자 입력 : 2019/05/07 [13:30]

▲ 서대문구 KT 아현국사 통신구 화재     ©서울소방재난본부 제공

 

[FPN 최누리 기자] = 대규모 ‘통신대란’을 불러온 KT 아현지사 화재 원인이 5개월간의 수사에도 규명되지 못했다. 다만 통신구 내 CCTV와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아 화재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지난달 30일 브리핑을 열어 “장기간 화재로 통신구 내부가 심하게 불에 타 구체적인 발화지점을 한정하지 못했다”며 “과학적으로 검증이 가능한 화재 원인을 규명할 수 없어 내사를 종결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화재 발생 직후 13명의 수사전담반을 편성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비롯한 소방, 한국전력, 전기안전공사 등 관계기관과 함께 3차례의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2차례의 합동회의도 열었다.

 

이에 경찰은 방화나 실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봤다. 통신구 출입구와 중간 맨홀 주변에서 인화성 물질이 발견되지 않았고 전력케이블과 연기감지기 등 전기설비, 환풍기 하부 연소 잔류물 등을 수거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지만 휘발유 등 유기성분도 검출되지 않았다. 또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에서도 통신구 출입자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과수는 “화재 현장 통신구는 맨홀 지점 주변 사이에 발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통신구의 심한 연소 변형으로 발화지점과 원인을 한정해 판단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경찰은 건물관리부서와 통신구 출입자 관리부서 관계자 등 25명을 조사했으나 범죄 혐의가 있는 사람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통신구에 CCTV와 스프링클러 등이 설치되지 않아 화재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통신구에 CCTV가 설치되지 않아 발화 지점을 특정할 수 없었다”면서 “스프링클러가 설치됐다면 화재가 더 번지지 않을 수 있어 시설 보안을 KT 측에 요구할 예정이다”고 했다.

 

KT 아현지사 통신구는 현행법상 특별소방점검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적용 대상은 폭 2m와 넓이 2.3m, 길이 500m 이상이다. 해당 통신구는 길이가 112m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점검 대상에서 제외됐다.

 

D등급 축소 분류에 대해서는 2015년 KT 아현지사가 원효지사와 통합되면서 ‘방송통신발전기본법’에 따라 C등급으로 상향 조정이 필요했다. 하지만 화재 당시에는 D등급 시설이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2월 5일 시정명령을 내려 KT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를 C등급으로 격상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24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위치한 KT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에서 불이 나 서울 서북부 지역과 경기도 고양 일부 지역에서 통신이 마비되는 통신장애가 발생했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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