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K뱅크 은행인가 정해져 있었나 “박근혜 정권 짜맞추기 의혹”

의사진행발언하는 박영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재정정보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 의사진행발언하는 박영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재정정보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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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근혜 정부가 K뱅크를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미리 내정한 뒤 평가결과를 짜맞췄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은행 예비인가 결과가 나오기 이전에 이미 안종범 청와대 전 경제수석 수첩에 평가점수가 적혀있었고, 이 내용이 실제 결과와 일치했다는 것.

지난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 의원은 박근혜-최순실게이트 사건 당시 결정적 근거가 된 안 전 수석의 수첩을 공개하며 K뱅크 은행업 인가가 내정됐던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이 제시한 수첩에는 ’11-20-15 카카오 86, KT 우리 83, 인터파크 SKT 64’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이는 지난 2015년 11월 20일에 적힌 것으로, 앞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했던 카카오뱅크와 K뱅크, I뱅크에 대한 평가결과라는 것이 박 의원 쪽 설명이다.

지난 2015년 10월 1일 카카오와 KT, 인터파크는 각각 컨소시엄을 꾸려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했었다. 금융감독원은 같은 해 11월 27~29일 동안 외부평가위원들을 합숙시키며 심사 평가를 진행하고, 11월 29일에 예비인가 사업자를 발표했다.

박 의원은 금감원으로부터 당시 인터넷은행 심사평가 결과표를 제출받았고, 여기에는 ‘한국카카오 860.8, K뱅크 831.2, I뱅크 642.6’이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은행 평가결과는 인가를 신청한 사업자들에게도 공개되지 않았던 정보인데, 인가 발표가 나기도 전에 안 전 수석의 수첩에 이 같은 내용이 적혀있었다는 얘기다.

K뱅크 결과 9일 전 알았다? 박영선 “짜고 치는 고스톱, 검찰수사해야”

이와 함께 안 전 수석이 지난 2015년 11월 18일부터 21일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에 동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박 의원은 밝혔다. 박 의원은 “박근혜 정권이 K뱅크를 인터넷은행에 사전 내정한 뒤 평가결과를 짜맞추기 한 의혹이 안종범 수첩을 통해 드러났다”고 했다.

또 18일 국회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박 의원은 “(평가점수) 숫자를 보고 제 눈을 의심했다, 이건 완전히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 동안 K뱅크가 최순실씨의 것이라는 소문이 많았는데, 이 부분은 검찰에서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19일 금융위원회는 “2015년 당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위한 외부평가위원회는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면서 객관적이고 독립적으로 평가를 수행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안종범) 수첩 메모에 외부평가위원회의 평가결과와 유사한 내용이 기재된 경위에 대해선 알 수 없다”며 “필요한 경우 어떠한 조사에도 응할 것”이라고 금융위는 덧붙였다.

정부 지침 무시한 채 이사회 사전검토 없이 K뱅크 투자한 관광공사

더불어 박 의원은 한국관광공사가 이사회의 사전 검토를 거치지 않고 출범을 앞둔 K뱅크에 80억 원을 투자하는 절차적 위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의 조직과 정원에 관한 지침’을 마련해 공공기관이 다른 법인에 30억 원 이상 출자할 경우 이사회의 심의 의결을 거치도록 지도하고 있었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의 돈이 손쉽게 민간기업의 자금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는 일종의 보호장치를 두고 있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공사는 지난 2015년 9월 23일 KT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서면으로 결정하고 이틀 뒤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채 컨소시엄 업무협약을 맺었다는 것이 박 의원 쪽 설명이다. 관광공사가 K뱅크에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마친 뒤인 11월에서야 이사회 의결을 마무리했다는 것.

이듬해 1월 관광공사는 K뱅크에 80억 원을 출자했고, 지난해까지 모두 112억 원을 투자했다. 박영선 의원실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투자는 그동안 공사가 투자하지 않은 분야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중대한 일이었기 때문에 사업참여 여부도 이사회의 심의가 반드시 필요했다”고 했다.

박영선 의원은 “기재부는 K뱅크에 출자한 한국관광공사를 자체 감사해 절차적 위법에 대한 책임을 묻고, K뱅크 설립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면 형사고발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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