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노동법률] [현장] KT 부당인사고과 인정, 피해자에 총51억 지급 결정 끌어낸 조태욱 kt 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

등록 : 2018-07-24 11:14:36수정 : 2018-07-24 11:41:02

[현장] KT 부당인사고과 인정, 피해자에 총51억 지급 결정 끌어낸 조태욱 kt 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

[2018년 8월호 vol.0]

수원지법 화해결정문 이끌어 낸 조태욱 kt 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

지난 6월 15일 광화문 kt 본사 건물 앞에는 보기 드문 노동인권 행사가 진행되었다. “kt 부진인력 퇴출 프로그램(cp), 피해자 집단소송 승리보고 대회 및 치유문화재”가 열렸던 것. 이 행사는 지난 2018. 4월 25일 수원지방법원 성남 지원의 화해결정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법원은 kt의 부당한 인사고과로 피해를 본 피해자에 대해 1인 당 각 515만원을 지급하라는 화해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부당인사고과를 행한 (주)kt는 집단소송의 각 당사자들에게 지난 6월 15일까지 각 515만원씩 총 103명 5억3,000여 만 원을 지급하였다.

이 결정문을 이끌어낸 조태욱 kt 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이 화해금은 소송당사자 103명 뿐만 아니라 소송에 참가하지 않은 부당고과의 피해자 총 1,002명 중 나머지 899명에게도 동시에 적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그 금액은 51억여 원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조태욱 집행위원장을 만나 보았다.

Q1 결정문에는 kt가 “도의적 책임”으로 위 금액을 지급하라고 했던데.

A 그렇다. 결정문에는 도의적인 책임이라고 표현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손해배상 성격이다. kt가 부당인사고과를 행한 사실을 인정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단순히 인사고과 뿐 아니라 비인간적이며 반인권적인 퇴출프로그램 실행에 따른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포괄적으로 인정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Q2 소송당사자가 103명인데 추가로 kt가 실질적인 피해자 전원을 구제해야 한다고 보는 이유는?

A kt 부당인사고과 사건은 그 스토리가 길고 복잡하다. 간추리면 2003년 kt가 부진자 퇴출 프로그램(cp)을 실행한 이후, 그 대상자가 1002명에 이른다. 소송에 참가한 분들이 이번에 구제되었다. 그러나 소송에 참가하지 않은 899명도 동일 사건, 동일한 내용이므로 kt의 도의적 책임이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kt  “부당 인사고과 희생자 전원에게 전액 지급하겠다.”

Q3 1,002명 모두에게 지급되면 약 51억 여 원에 달한다. kt의 입장은 어떤지?

A 더불어 민주당 을지로 위원회 위원장 이학영 의원(지여구 군포)이 kt에게서 직접 확인한 결과 “kt 입장은 소송을 진행하지 않은 직원(899명)에 대해서도 소송을 진행한 103명과 똑같은 조치(515만원)을 지급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최근 확인한 바로는 (2018. 07. 19 현재) kt에서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나머지 cp 피해자들에게도 515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성남 노동청 감독관에게 알렸다고 한다. kt의 전원 지급결정은 사필귀정이라고 할까.

Q4 인사고과의 부당성 자체를 소송형식으로 제기한 것이 특이하다고 했다. 그 내용은 어떤 것이었는지?

A kt에서 2005년부터 민주성향 조합원과과 명예퇴직 거부자 등 이른바 ‘회사에서 찍힌’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위적으로 부진자로 만들어 퇴출시키려는 이른바 ‘부진자퇴출프로그램'(cp)을 시행했다. 이에 대해 일부 대상자들이 소송을 제기하여 2015년 대법원 확정판결이 있었다. (이는 월간노동법률 2018년 4월호에 소개됨)


대법 : kt의 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한 재량권 남용’

이 판결은 “회사의 2005년 부진인력 대상자들에 대한 차별적 의도에 기인한 것임”을 명백히 하고 이는 “헌법 제11조가 선언한 평등원칙 및 32조 제3항의 근로조건의 기준을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규정한 취지에 벗어나 재량권을 남용한 부당한 인사고과 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는 부당한 인사고과도 사법심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최초의 판결로써 의미가 있다.

Q5. 이번 화해결정문은 대법원 판결과 별도로 임금삭감에 대한 소송의 결과로 알고 있다.

A 그렇다. 2015년 대법원 판결이 있기 전에 kt는 2009년 실제로 이들 대상자들에게 f고과 (최하위 고과)를 부여하였다. 2009년 kt는 고과연봉제를 실시하여 f고과를 받게 되면 임금이 삭감되게 했다. 따라서 이들 퇴출대상자 대부분이 부당하게 f 고과를 받게 되었고 이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이다. 이번 수원지법 성남지원 결정문은 이 손해배상 소송에 대한 화해이다. 이 결정문이 나오기 까지 2015년 대법원의 판결이 큰 역할을 했다.

Q6. 조 위원장 개인에 대한 질문을 몇 가지 하겠다. 이제껏 노동관련 구제신청 및 소송을 몇 건 정도 수행했는지?

A. 이제껏 약 200여 건의 부당해고 – 부당노동행위 – 부당전출 – 산재신청 – 손해배상 소송 – 고소 및 고발 등을 진행했다. 2000년 kt 민영화 이후 kt에서 민주노조가 무너지고 집행부 노조의 경영 견제기능이 사라지게 되었다. 이에 따라 온갖 종류의 노동인권침해 행위가 있었다. 이에 대항하여 지난 20여 년간 힘이 닿는데 까지 법률적 구제활동을 수행했다.

조태욱, 200여 건의 노동구제사건 홀로 수행,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


Q7. 민주노조 활동을 하면서 법률적 구제방법도 병행했다는데 활동가로서 큰 역할을 수행했다고 본다. 지난해 9월 고려대 노동법이론실무학회에서도 kt에서 노동관련 의미 있는 판결이 쏟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모든 활동 뒤에 조위원장이 있었다.

A. 현장 민주노조 활동을 조직하고 투쟁하면서 법률적 구제 등에 대해 관심을 갖게되었다. 현장활동가는 현장조직과 현장의 힘으로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 법률적 구제활동에 전심을 다한 이유가 반드시 법적으로 이겨야겠다(승소)는 데만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그 험한 시대에 법적 투쟁이라도 하지 않으면 회사의 부당행위에 대한 고발이나 기록을 남길 수 없겠다고 판단했다. 활동 초기에는 나 스스로 이유서 – 답변서 – 준비서면 – 고발장 – 고소장 등을 직접 썼다. 나중에 민주변호사 노무사들의 도움을 받았다. 증거와 기록을 남기기 위한 나름대로 지난한 투쟁을 한 것이다.


Q8. 개인적으로 kt에서 해고되고 어려움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복직의 가능성은 없는지? 앞으로 활동 계획은?

A kt에서 2번 해고되었다. 2003년과 2010년이다. 해고생활 10여 년째다. 그동안 kt 민주노조 건설을 위해 활동했고 또 2010년 kt 노동인권센터를 설립해 현재 집행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제 3년 정도만 있으면 정년이 되는데 정년 전에 꼭 복직하여 kt로 돌아가고 싶다.

해고기간 중 회사로부터 압류 – 가압류, 노조집행부에게서도 압류 – 가압류 등 경제적으로 거의 파탄이 났다. 이제 이번 화해결정문을 통하여 kt도 부당한 인사고과에 대해 충분히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하리라 본다. 해고자 복직에 대해서 현 집행부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주었으면 한다.

Q9.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A 민주성향의 조합원이나 명퇴거부자 등을 억지로 부진인력으로 만들어 퇴출하려는 프로그램이 우리 kt 에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동일한 프로그램이 대신증권 등 많은 기업에서도 동일한 내용으로 시행되었다. 이제 민주정부에서 이러한 실체를 파헤치고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 문책과 처벌이 필요하다.

다시는 이런 부당한 인사정책이 기업에서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 화해결정문을 통하여 사용자가 인사고과를 무기로 근로자를 퇴출시키려는 불순한 시도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현장 활동가들에게도 큰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김형만 노동법률 명예기자 – 공인노무사 (nomu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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