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KT 분란, 어쩌다 이 지경까지 …

KT 분란, 어쩌다 이 지경까지 …

KT 노무팀장 ‘추가 소송’ 참여 말라고 팀원 압박 "노사협력팀, KT노조 상대 2차 소송 참여자 물어"

이수일 기자lsi@ekn.kr 2015.07.16 18:2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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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있었던 선거 기간 동안 사측이 선거에 개입했을 뿐만 아니라 선거 이후 보복발령까지 냈다고 주장했다. 사진제공=KT전국민주동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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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전국민주동지회는 제2 구조조정이 없다는 사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업무지원단’을 통해 강제 퇴출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판단했다.사진은 15일 KT전국민주동지회가 서울 광화문 KT광화문 빌딩에서 업무지원단을 해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이수일 기자

[에너지경제 이수일 기자] "이번 2차 추가소송의 대상은 사측이 아닌 KT노조인데, 웬일인지 KT수도권서부본부 노사협력팀 직원이 소송 참여자가 누구인지 탐문하고 다녔다. 모 팀장은 대놓고 소송에 참여하면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윽박질렀다고 한다."

KT전국민주동지회(이하 KT민주회) 회원인 이남구 KT 과장은 16일 이런 사실을 밝히며 "사측은 사실상 KT노조 현 집행부를 비호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는데, 그 배경은 뻔한 거 아니냐"며 "물론 사측에서 궁금하니까 여기저기 물어볼 수도 있지만 공교롭게도 사측이 직원을 대상으로 탐문한 날은 2차 소송 고발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접수한 바로 그날"이라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앞서 올해 5월 중순 서울중앙지법(재판장 마용주)은 조합원 동의도 없이 직권조인해 8304명의 KT 직원을 퇴출시킨 ‘2014년도 4·8노사합의’에 대해 KT노조와 정윤모 위원장, 한호섭 노조사업지원실장 등이 원고 226명(재직조합원 157명, 명퇴조합원 69명)에게 정신적 배상액으로 30만원(재직자)과 20만원(퇴직자)을 각각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KT민주회는 당시 서울중앙지법의 판결에 따라 1차 소송에 참여하지 않던 조합원을 상대로 2차 소송인단 508명(재직자 86명, 퇴직자 422명)을 모집해 이달 7일께 서울중앙지법에 접수했다. 

KT민주회는 사측이 소송인단과 관련해 탐문하고 다닌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모 부서의 팀장은 공개적으로 팀원에게 ‘추가 소송에 참여하지 말라’고 강요하고 윽박질렀다는 제보도 있다"며 "만약 사측의 이런 행동이 사실이라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조 위원장은 "상식적으로 이번 추가소송에 재직자 수가 퇴직자 수보다 더 많이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이는 사실상 사측이 음으로, 양으로 추가소송에 참여하면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는 시그널을 보낸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사측에서 추가소송 방해공작을 끊임없이 벌여왔다고 조 위원장은 강조했다. "지난해 11월19일 노조 중앙위원장과 지방본부위원장 선거와 같은 달 21일 지부장 선거에서 사측이 선거에 개입했고, 선거가 끝나자 1개월 정도 상대 후보를 지지한 조합원에 대해 보복발령을 실시했다."

사측이 선거 출마를 방해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조 위원장은 "지방본부위원장(12명) 선거에 입후보하려고 KT민주회 소속 10명이 준비해 왔는데 5%의 조합원 추천을 받기 위해 한 사람만 건물로 들어가 1시간 동안 추천을 받으라는 사측이 통제해 결국 후보등록이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선거에 입후보를 하려면 중앙위원장은 조합원의 50분의 1 이상, 지방위원장은 20분의 1 이상 추천서명을 받아야 한다.  

KT민주회는 이번 2차 소송에 이어 "KT노조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3차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KT 사측 관계자는 수도권서부본부 노사협력팀 직원이 KT민주회 회원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부분과 관련해 "아직 확인해 보지 않았다"며 "노사협력팀은 말 그대로 노사 간 협력을 위한 팀으로 만약 사측 직원이 전화를 걸었다면 자체적으로 시도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지는 사실 확인을 위해 KT수도권서부본부 노사협력팀장과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수일 기자 lsi@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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