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KT노동인권센터 “대규모 명퇴, 진정한 ‘노사합의’ 없었다”

KT노동인권센터 "대규모 명퇴, 진정한 '노사합의' 없었다"
 
입력 : 2014-04-11 오전 10:53:13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어용노조인 KT노동조합 위원장이 찍은 합의 도장으로 6000여 KT 직원들이 또 다시 옷을 벗게 됐다. 노동자들은 이번 대규모 명예퇴직에 합의한 적이 없었다."
 
대규모 특별명예퇴직이라는 칼을 빼든 KT에 계속해서 내부 갈등이 일고 있다. KT는 지난 8일 "노사 합의에 따라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 명예퇴직을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지만, KT노동조합 이외에 다른 노조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11일 오전 서울 KT(030200) 광화문사옥 앞에서 만난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회사가 어제(10일)부터 2주동안 반 강제적인 명예퇴직 희망자 접수에 들어갔다"며 "근로자의 자율에 맡기는 명예퇴직이라고 했지만 현장에서는 분명 명퇴 압박이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11일 KT 광화문사옥 앞에서 KT노동인권센터와 KT전국민주동지회가 대규모 특별명예퇴직을 규탄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사진=곽보연기자)
 
조 위원장은 "5505명을 해고했던 2003년이나 5992명을 정리한 2009년과 달라진 것이 전혀 없다"며 "오히려 황창규 회장이 이번 구조조정에 강력한 의지를 나타내는 것을 보면 그 기록을 깰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날 KT노동인권센터와 KT전국민주동지회는 광화문사옥을 비롯해 전국의 KT 사업장에서 노동조합이 회사측과 합의한 내용에 대한 전면 재교섭을 요구하는 '임시총회 소집요구서'를 직원들에게 배포했다.
 
소집요구서는 KT노동조합 위원장을 수신인으로 하고 있었으며 노동조합이 지난 8일 사측과 합의한 내용에 대한 전면 재교섭을 요구하는 건과 노조위원장 해임건 등을 부의안으로 명시하고 있다.
 
◇KT노동인권센터가 KT 직원들에게 배포한 '임시총회 소집요구서'. 노동자들의 합의를 거치지 않고 사측과 합의한 'KT노동조합' 위원장에 대한 파면과, 명예퇴직 전면 재교섭을 요구하고 있다.(사진=곽보연기자)
 
KT는 이번 대규모 특별명예퇴직에 대해 강제성을 띄지 않는 자율적 결정이라며 강제성이 들어간 '구조조정'과는 다르다고 강조했지만, 내부에서는 이미 15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이 보이지 않게 명퇴를 강요받고 있다는 것이 KT노동인권센터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차완규 KT노동조합 정책실장은 "KT노동조합의 조합원은 2만4500명에 달한다"며 대표성을 띄고 있는 노조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차 실장은 "명예퇴직을 진행했던 지난 2003년, 2009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조합원들에게 찬반 의사를 물어본 적은 없었다"며 "다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회사의 경영위기가 심각한 것으로 판단돼 고심 끝에 명퇴를 진행키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T가 이번에 단행하는 명예퇴직은 전 직원 3만2451명의 70% 수준인 2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한다. 통신업계는 KT가 지난 2003년, 2009년과 비슷하게 6000명 가량을 이번 기회에 정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T는 명예퇴직 신청자에게 근속기간과 정년 잔여기간에 따라 명예퇴직금을 지급하고, 퇴직금 외에 급여 2년치 수준의 위로금, 가산금 등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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