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주총서 고배당 결의…성장악화 vs 주주가치 제고 ‘딜레마’ [ 2013.03.18 ]

▲배재정 의원(민주통합당)은  “통신3사가 국내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 가운데 절반가량이 주주배당 명목으로 배분되는데, 특히 이 같은 배당의 혜택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절반 가까이 집중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동통신사들이 올해 배당금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배당금이 높으면 해당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에게 그 회사의 이익이 분배되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자에 대한 기업의 보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통신사의 영업이익이 30% 넘게 줄어든 가운데서도 이 같은 ‘고배당 잔치’에 나서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통신사들은 낮은 주가와 저성장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에게 기업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배당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15일 열린 주총에서 지난해와 동일한 금액인 주당 2000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시가 배당률은 5.2%다.
 
SK텔레콤도 오는 22일 열리는 주총에서 지난해 수준인 주당 8400원의 배당을 확정할 예정이다. 중간배당 1000원까지 포함하면 주당 9400원이다. 시가 배당률은 5.3%다.

이렇게 되면 KT는 영업이익의 40%인 4874억원을 쓰게 되고 SK텔레콤은 33%인 6551억원을 배당하게 된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8월 자사주 소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이끌었다는 판단에 따라 구체적인 배당금을 공지하지 않고 ‘순이익의 30% 수준을 배당 하겠다’고만 실적발표를 통해 언급한 상황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주당 150원을 배당했는데, 이 같은 언급에 따라 올해는 주당 200원 가량을 배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텔레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배 23.3%가 감소했고 순이익은 1조2428억원으로 27% 줄었다. 중간 배당금까지 고려하면 총 배당액이 6551억원으로 순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KT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6% 줄었고 순이익은 7194억원으로 44% 급감했다. 총 배당액은 순익의 68%인 4874억원에 달한다.
 
LG유플러스는 전년보다 54.6%나 감소한 126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롱텀에볼루션(LTE) 고객 증가에 따라 마케팅비와 투자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경우 마케팅비용은 전년보다 7% 늘어난 3조4740억원, 투자지출액은 25.5% 증가한 3조8584억원이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통신업체는 배당액을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기본료만 10만원이 넘는 롱텀에볼루션 데이터무제한 요금제 경쟁으로 통신요금은 더 비싸질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18억9000만원과 순차적인 영업정지 제재를 받았는데도 경쟁사 고객을 끌어오기 위한 보조금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통신사의 과다한 보조금은 결국 단말기와 결합한 통신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롱텀에볼루션 망 구축을 완료했고 롱텀에볼루션 이용자도 올해 상반기 중 3세대망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올해 투자비용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이익 ‘반토막’ 났는데 고배당잔치?
 
SK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1조7600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23.34% 감소했다.
 
KT의 연간 영업이익은 1조2138억원으로 전년 대비 30.6% 줄어들었다.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이 1268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인 54.6% 급감한 수치를 받아들었다.그러나 이통3사는 영업이익이 이처럼 줄었어도 주주 배당금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 경우 SK텔레콤은 6551억원, KT는 4874억원 가량을 각각 배당하게 된다. LG유플러스는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순이익의 30%를 배당하기로 했다.
 
그나마 올해에는 LTE 가입자 증가로 인해 통신사들의 예상 영업이익이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고 배당으로 인한 통신사들의 실적 악화는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고배당을 노리고 투자한 외국인 주주들의 지분율이 높다는 점도 통신사들에는 압박요인다.
 
지난 15일 기준. 외국인 지분율은 SK텔레콤이 44%, KT는 48%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이익이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통신사들의 고배당정책이 자칫 성장과 투자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통신3사는 LTE(롱템에볼루션)망 구축 등을 중심으로 시설투자에 총 8조원 가량 집행했다. 올해는 6조원가량으로 시설투자비는 줄지만 2년 만에 이동통신용 주파수 경매가 예고된 만큼 주파수 경매가 예고된 만큼 주파수 할당대가에 비용부담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 같은 배당정책에 대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배재정 의원(민주통합당)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통신3사가 국내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 가운데 절반가량이 주주배당 명목으로 배분되는데, 특히 이 같은 배당의 혜택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절반 가까이 집중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또 “배당정책은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할 수 있지만 통신3사의 해외자본 비율이 SK텔레콤과 KT는 각각 40%를 넘을 정도로 높아 고배당으로 인한 수익이 고스란히 외국으로 유출되고 있다”면서 “결국 국내 소비자들이 낸 비싼 통신료로 이뤄진 이익을 외국 투자가들이 챙겨가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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