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민감사청구(4/21)

기 자 회 견 문


요즘 우리사회에 저성과자 해고제도 도입문제가 이슈화 되어 있다.
인사고과를 통해 업무부진자에 대한 일반해고 요건을 완화시켜 사용자가 노동자에 대해 해고시킬 수 있는 자유를 확장시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저성과자 해고제도는 KT에서 불법적으로 시행돼 왔다.
2006년부터 비밀스럽게 운영돼 온 것이 소위 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이다. KT는 부진인력을 ‘CP(C-Player약어)’라 칭하였고 CP대상자에 대한 퇴출프로그램을 ‘퇴출 및 관리SOP(Standard Operating Procesure)’로 정교하게 프로그램화하였다. 이로 인해 수천명의 KT노동자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소리없이 퇴출되었던 인간학대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CP대상자에게는 다년간 일하며 숙련된 업무에서 생소한 분야로 전환배치되어 직무를 바꾸고 감시와 왕따 등으로 괴롭히며 차별적으로 낮은 인사고과를 부여하여 결국 실적이 저조하고 업무지시를 충실히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징계하여 퇴출시키는 제도이다. 대부분은 징계하기 이전에 압박을 못이겨내고 퇴출된다.
KT직원수가 IMF이전 60,067명에서 2014년말 현재 22,663명으로 감축된 중심에는 이러한 비밀퇴출프로그램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세상에 비밀이 어디 있겠는가? 인간의 양심은 잘못된 비밀을 그냥 덮어 놓지 않는다. 2008년초부터 시작되어 2012년말까지 5년간 CP퇴출프로그램 비밀지침문건 다섯 개가 폭로되었으며, CP를 현업 지사에서 실행했던 관리자와 본사에서 기획하였던 관리자가 각각 양심선언을 하였으며, 무수히 많은 피해자들의 증언이 쏟아졌고, KT노동자들이 자살과 돌연사 등으로 죽어가면서 언론에서도 이를 주목하고 보도하기 시작하였다.

결국 2011년5월 수원지법 성남지원(2010가합15666)에서 KT여성노동자에게 전봇대 타는 업무로 전직명령을 하고 해고한 것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한 것을 시작으로, 이어 2013년1월 청주지방법원(2011나3412)에서 KT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의 불법성이 처음으로 인정되었다. 청주지방법원은 114교환원에게 전봇대를 타는 현장 AS/개통 업무로 전환배치(전직)하고 실적부진 등을 이유로 파면했던 여성노동자(CP대상자)에 대하여 회사의 전직명령이 근로기준법 제23조를 위반한 위법행위로 판결을 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을 본사차원에서 현업에 지시하여 실행된 것으로 판단하였다.
또한 수원지방법원(2012나6377)은 KT내 민주노조 활동가 모임인 민주동지회 소속 노동자들(CP대상자)에 대해 인사고과를 최하위 등급인 F등급을 부여하고 임금을 삭감한 행위에 대해 본사차원에서 부진인력 대상자들을 일반직원들에 비해 업무분장 및 인사고과 등에서 불이익을 주는 차별정책을 실시하면서 본사가 제시한 차별정책을 현업에서 효율적으로 달성하도록 관리 감독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하였고 이는 헌법 제11조 및 제32조 제3항의 취지를 위반한 부당한 것으로 판결하였다. 또한 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이 본사에서 계획이 수립되고 퇴출대상자를 선정한 다음 이러한 관리계획을 현업에 하달하여 공통적인 기준에 따라 실행케 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리고 대법원(2013다10109)은 청주지법 판결을 2013.4.25.자 확정판결 하였다.
이로써 KT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의 불법성은 법원에 의해 확정된 것이다.

그런데 고용노동부가 문제이다!

고용노동부는 법원에서 KT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의 불법성에 대해 2013년 확정 판결하였음에도 아직도 ‘확인된 사례가 없음’이라고 하며 현재까지도 KT의 입장을 두둔 및 옹호하고 있다. KT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등을 통해 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였고 구체적인 사례들을 확인하였음에도 고용노동부는 국회와 언론 등에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보고하고 발표한 것이다. 법원판결 이후에도 KT의 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 시행을 고용노동부가 인정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국회환노위 의원질의에는 분명한 답변을 하지 않거나 법원판결이 문제가 있다는 식의 답변서를 2014년3월 보내온 바 있다.
이것이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민감사청구를 하게 된 첫번째 이유이다.

또한 2012년 KT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근로감독관 집무규정에 따라 실시일 이전 3년치에 대해 조사했어야 함에도 1년치만을 조사하고 덮어버렸다. 당시 무급휴일근로 등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사실들이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적발되어 시정명령과 과징금 등의 처분을 받았으나 KT는 1년치 미지급 임금에 대해서만 지급하고 종결처리 하였다. 고용노동부가 명백히 직무유기한 것이다.
이것이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민감사청구를 하게 된 두번째 이유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KT가 2014.4.30.자 8,304명에 달하는 사상 최대규모의 강제적인 특별명퇴를 단행한 후 명퇴거부자 중 CP대상자들을 퇴출기구 CFT(현 업무지원단으로 명칭변경됨)로 전환배치하여 이들에 대해 관리자(팀장)가 감시하며 성향분석한 입증자료를 첨부하여 고용노동부에 2014.7.30.자 진상조사를 요청하였으나 고용노동부는 묵살하였다.
아울러 2014년7월 가좌지사에서 발견된 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의 2011년도 실행 사례(CP포인트까지 부여함)에 대해 전면적인 실태조사와 CP대상자 1,002명 전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청하였으나 이 또한 고용노동부 2014.8.29. 답변서를 통해 거부되었다.
문제는 거부 사유가 허위사실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CFT에서 발견된 성향분석문건은 고용노동부에서 조사한 사실이 없으며, 또한 가좌지사 퇴출프로그램 실행 사건도 서울서부노동청에 진정서를 접수한 사실이 없음에도 타기관이 조사를 하고 있다는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거부한 것이다.
서울서부노동청에는 성남노동청에서 진상조사 요청을 거부한다는 2914,8.29.자 통지서를 받고 2014.10.21.자로 진상조사 요청을 하였다.
역시나 서울서부노동청에서는 당사자가 이미 희망퇴직하였고 부당해고 등에 대한 처벌조항이 없어 조사할 수 없다는 답변서를 2015.2.26.자 통보해 왔다.
설사 처벌조항이 없더라도 위법한 행위가 자행되어 노동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면 국가기관인 고용노동부는 더 이상 불법행위가 실행되지 않도록 지도 감독해야 하는 것이 마땅한 임무임에도 고용노동부는 불법적으로 실행된 KT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에 대한 감독과 조사 의지가 전혀 없이 묵인한 것에 다름 아니다.
이것이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한 세 번째 이유이다.

저성과자 해고제도를 비밀스럽게 불법적으로 실행한 것이 KT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이었으며, 공개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인사고과에 의한 면직제도이다.
KT는 2013년 대법원에서 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에 대한 불법성이 확정 판결되자 곧 바로 취업규칙에 인사고과에 의한 면직조항을 도입하였으며, 현재 KT는 이 둘을 교묘하게 배합하여 노동자들을 압박하며 퇴출시키고 있다.
2014년 8,304명의 퇴출은 평화적으로 합법적으로 진행된 것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KT에서 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이 실행된 것은 기업이 책임져야 할 부분을 사회에 전가시킨 반사회적 행위이다. KT에서 퇴출된 노동자들은 대부분 실업자 아니면 비정규직으로 이 사회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저성과자 해고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KT의 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을 전사회적으로 확산시키는 것에 다름 아니며 사회적 재앙을 초래할 뿐이다.
이에 우리는 KT에서 실행되었던 불법적인 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의 실상이 어떠했는지 국가기관인 고용노동부가 진실을 덮었기에 오늘 국민감사청구서를 감사원에 접수시키는 것이며, 우리의 요구를 다음과 같이 명백하게 밝힌다.

우리의 요구

하나. 감사원은 KT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의 진실을 은폐한 고용노동부에 대해 철저한
감사를 실시하라!

하나. 박근혜 정부는 사회적 재앙을 초래할 저성과자 해고제 도입을 당장 중단하라!

하나. 고용노동부는 KT 부진인력(CP) 대상자 1,002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라!

하나. KT는 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의 존재와 실행을 인정하고 퇴출기구 업무지원단을
즉각 해체하라!


2015년 4월 21일

KT전국민주동지회/ KT업무지원단철폐투쟁위원회/ KT노동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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