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금융. 정유(에너지) 모두 국유화시켜야

SC제일은행 대출 금리가 무려 19%인 이유는?
[토론회] 금융·투기자본으로 기업과 국민에 큰 피해... "금융공공성 회복해야"
11.09.28 18:54 ㅣ최종 업데이트 11.09.28 18:54 선대식 (sundaisik)
  
28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체스코 회관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투기자본감시센터 주최로 '금융·투기자본의 폐해와 금융공공성 회복을 위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 선대식
금융공공성 회복

 

SC제일은행의 신용대출 상품인 '세렉트론'의 금리는 평균 15%, 최고 19%에 달한다. 저신용자뿐만 아니라 전문직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삼는 이 상품의 금리는 일반 시중은행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SC제일은행은 왜 이렇게 높은 대출금리 상품을 운영하는 것일까?

 

김재율 금융노조 SC제일은행지부 위원장은 "SC제일은행의 대주주인 투기 자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IMF 사태 이후 제일은행이 2000년 뉴브리지캐피탈에 이어 2005년 영국의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 매각되면서 금융기관으로서의 공공성을 잃어 버리고 수익성만 좇게 됐다는 것이다.

 

제일은행 지분 100%를 보유한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SC제일은행에서 수익 극대화를 통해 많은 이익을 얻고 있다. 2011년 상반기 당기순이익 2400억 원 중 42%인 1000억 원을 배당 받았다.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 3220억 원의 62%인 2000억 원이 배당금이었다. 또한 이 은행은 이미 4000억 원 가량의 부동산을 팔았고, 지난해 27개 지점을 폐쇄했다.

 

세렉트론과 같은 고금리 대출도 수익 극대화의 일환이라는 게 김재율 위원장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고배당, 자산 매각, 고금리 대출 등을 통해 큰 이익을 가져가고 있다"며 "반면, 제일은행과 소비자는 그만큼 피해를 당했다"고 말했다.  

 

'금융·투기자본'으로 인한 폐해는 비단 SC제일은행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28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체스코 회관에서 열린 '금융·투기자본의 폐해와 금융공공성 회복을 위한 토론회' 참가자들은 '금융·투기자본'의 수익 극대화와 이로 인한 회사·소비자의 피해를 고발했다.

 

"투기자본 통제하면, '반값 통신비'도 가능하다"

 

조태욱 KT 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KT의 지분 49%를 외국인이 가지고 있고 배당 성향이 높다"며 "외국인 지분을 줄이고 배당을 줄이면, '반값 통신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2002년 정부의 KT 보유주식이 전부 매각된 이후, 외국인 지분은 법적 상한선인 49%를 계속 유지해 왔다. 조태욱 위원장은 "외국인 지분 상당수를 사모펀드가 소유하고 있다, 그만큼 수익 극대화를 위한 고배당이 이뤄졌다"며 "KT의 배당 성향은 유가증권시장의 평균배당성향 20%대보다 2배 더 높은 50%대"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KT는 당기순이익(1조1719억 원)의 절반인 5862억 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했다. 2009년 배당금(4864억 원)은 당기순이익 5165억 원의 94.2%에 달했다. 이는 유례를 찾기 힘든 배당 성향이다. 조 위원장은 "국민에게는 요금폭탄이, 노동자에게는 정리해고로 이어졌다"며 "KT의 지분을 상당수 보유한 투기 자본에 대한 공적인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치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위니아만도도 투기자본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대표적인 회사다. 위니아만도는 IMF 사태 이후 스위스 금융그룹 UBS 캐피털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인수됐고, 2005년에는 사모펀드 CVC가 위니아만도의 대주주가 됐다.

 

김태석 위니아만도 정리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의장은 "이들 투기 자본들은 부채전가, 유상감자, 자산매각 등을 통해 많은 돈을 빼가는 동시에, 정리해고를 통해 회사 생산시설을 줄여나갔다"며 "2003년 7750억 원이던 매출이 2008년에는 3047억 원까지 줄었다, 최소한의 기업 운영자금도 없어 망할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금융투기 자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금융 공공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영구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는 "오늘날 야만적 금융·주주 자본주의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금융·투기자본에 대한 감시를 넘어 통제와 규제, 나아가 소유구조의 변화까지 종합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며 "금융소비자이자 피해자들이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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