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노동인권센터, ‘세계인권선언일’ KT 인권현실 고발

KT에선 “퇴출당하는 사람도 퇴출시키는 사람도 고통”KT노동인권센터, '세계인권선언일' KT 인권현실 고발
도형래 기자  |  media@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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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2.11  06: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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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권선언 선포일인 10일 KT노동인권센터는 ‘인권백서’를 발간하며 KT 인권현실을 고발했다.

KT노동인권센터는 이날 인권백서 발간을 기념해 “CP퇴출프로그램이 갖는 사회적 의미”라는 집담회를 열였다.

   
▲ KT노동인권센터는 세계인권선언문 선포일에 인권백서 발간하고 “CP퇴출프로그램이 갖는 사회적 의미”라는 집담회 개최했다. ⓒ미디어스

‘인권백서’ 발행을 주도한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KT 민영화 과정은 노조를 탄압하고 무력화시키는 과정이었다”고 회고하며 “노조를 무력화시키면서 동시에 인력구조조정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태욱 위원장은 “합법적인 정리해고를 하기 위해 CP프로그램, C등급 퇴출 프로그램을 신설했다”고 강조하며 “백서에서는 CP퇴출프로그램의 등장 배경부터 시작해 CP프로그램 폭로과정, 피해사례, 이로 인해 폭증하는 사망자까지 살펴봤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KT CP퇴출프로그램을 폭로했던 반기룡, 박찬성 씨도 함께했다. 반기룡 씨는 지역관리자로, 박찬성 씨는 중앙실무자로서 CP프로그램이 실체에 대해 각각 지난 4월과 9월 양심선언을 했다.

반기룡 씨는 “고등학교 후배로 평소에 잘 알던 후배가 C등급을 받아 퇴출시키라는 압박을 받았다”며 “실행하는 사람도 사람이기에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반기룡 씨는 “한 명을 내보내면 A고과 이상을 받는다”고 밝혔다.

또 반기룡 씨는 “이전까지는 관리에 별 압박이 없었지만 2007년부터 압박이 심해졌다”며 “(CP퇴출프로그램)의 가장 큰 문제는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KT본사 기획조정실에서 일했던 박찬성 씨는 “CP프로그램의 모태가 된 중기인적자원관리 계획을 만드는 데도 참여했다”면서 “인재경영실과 수시로 연락을 하며 성과를 확인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박찬성 씨는 “3만 6천명 수준으로 인력을 줄인다는 게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짐작이 가지 않았고 CP프로그램 실행 직후부터 문제 제기가 있었다”면서 “쉬쉬하고 매년 개선된 것 없이 그대로 진행된다는 사실에 분노했다”고 말했다.

박찬성 씨는 지난 9월 민주통합당 은수미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CP퇴출프로그램에 대해 폭로했다. 이를 통해 인력관리 프로그램이 없었다고 했던 KT 사측의 주장이 허구로 밝혀졌다. 박찬성 씨는 “위에서 지시한데 따른 것이기는 하지만 내가 참여해 만든 프로그램에 의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다는 점에서 고개 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CP퇴출프로그램에 의해 고통 받고 있는 KT 현직 노동자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한 여성 노동자는 “KT 30년 삶 속에서 많은 일들을 겪었고 최근까지도 겪고 있다”며 “KT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이 내 옆에 있는 사람을 건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직원을 다른 지역으로 발령내면서 회사가 나랑 친하기 때문에 발령을 냈다고 소문을 퍼뜨렸다”면서 “성격이 좋아 견뎠지 안 그랬으면 왕따가 되거나 우울증에 걸려 죽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노동자는 “KT 안에서는 엄청난 장벽이 만들어졌고 또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없는 환경이 돼 간다”고 푸념했다.

   
▲ 집담회 직후 참석자들이 인권백서를 들어 보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미디어스

CP퇴출프로그램은 KT가 인사고 C등급 직원을 퇴출하기 위한 내부 구조조정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이 시행된 이후 사내 민주노조 건설 운동을 하는 민주동지회 가입이력이 있는 노동자들이 첫 번째 타깃이 돼 부당한 발령을 받았고 퇴직을 종용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KT는 지난해 114 안내를 하던 콜센터 여성 노동자를 울릉도로 전출하고 전신주에 오르는 일을 하는 가설업무를 맡겨 문제가 된 바 있다.

또 충주 지역에서도 여성노동자를 가설업무로 발령 내 여성노동자가 KT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한미희 씨는 2008년 충주 지역 114 콜센터에서 일을 하다가 가설 개통 업무로 전출됐다. 이를 거부하자 곧바로 파면 조치됐고 오랜 법정 다툼 끝에 2009년 5월 복직됐다. 하지만 다시 발령난 곳은 집에서 100km 떨어진 청주지역으로 매일 왕복 200km를 넘는 거리를 출퇴근하고 있다.

한미희 씨는 KT CP퇴출프로그램으로 인한 정신적·물질적 피해 보상 소송 중에 있다. 당초 소송의 전망이 낙관적이지 못했고 결국 1심 소송에서 패소했다. KT 사측이 일관되게 CP퇴출프로그램이 허구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4월, 10월 반기룡 씨와 박찬성 씨의 폭로와 법정 증언으로 2심 재판부가 직권 화해 권고를 내릴 만큼 소송의 전망이 낙관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희 씨는 재판부 직권 화해를 거부해 오는 1월 8일 최종 선고를 앞두고 있다.

또 KT는 C등급 이하를 받아 퇴직을 권고 받았지만 퇴직을 하지 않은 남성 노동자들은 이른바 ‘상판팀(상품판매팀)’이나 해지방지팀으로 발령을 낸다. 대개 선로 가설 작업, AS 등을 하던 남성 노동자들은 텔레마케팅을 하는 상품판매팀이나, 해지고액을 상대하는 해지방지팀으로 발령을 나면서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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