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금요일’

검은 금요일’ 코스피 1900선 위협
2011-08-05 오후 12:14:04 게재

나흘새 200p 폭락, 원달러 환율 10원 급등 … 재정부 긴급점검회의
다우지수 2008년래 최대폭 하락 … 유럽·아시아 증시 동반추락

한국은 물론 글로벌 증시가 미국발 더블딥 먹구름으로 뒤덮였다.

5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100p 가까이 급락하며 2000선 붕괴는 물론 1900선까지 위협했다. 이는 나흘간 200p 넘게 빠진 것이다. 장 초반 전날보다 97.8p 빠진 1920.67까지 하락했던 코스피지수는 약간 진정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2000선 아래서 기고 있다. 오전 9시 30분 현재 1940선에서 등락중이다.

지난 사흘간 1조6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이끌었던 외국인투자자는 나흘째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고, 전날까지 버티던 개인투자자들도 4000억원 이상 순매도하며 투매양상을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0원 가까이 급등한 1070원대로 올라서며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아시아 증시도 동반 하락중이다. 일본 증시는 4개월래 최대폭 하락세로 출발했다. 오전 9시 23분 현재 닛케이평균주가는 전일 대비 353.78(3.66%) 하락한 9305.40을 기록중이다. 대만 가권지수는 전날보다 5.61% 내린 7851.06으로 개장했고, 호주 올오디너리 지수도 4% 이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계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지면서 공포지수도 치솟고 있다. 흔히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전일 대비 35% 이상 급등해 2007년 2월 이래 최대 상승했다. 코스피 공포지수도 치솟고 있다. 한때 전일 대비 19.84% 오른 27.06을 기록하기도 했다.

패닉 조짐은 밤사이 뉴욕증시가 4% 넘게 급락하면서 시작됐다.

4일(현지시각) 미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512.76p(4.31%) 폭락한 1만1383.68로 거래를 마쳤다. 뉴욕 시장에서 주가가 이처럼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장이 먼저 끝난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증시도 3~4% 이상 폭락했고, 국제유가도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어느 때보다 고조되면서 최근 6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올해 상승분 11%를 반납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5.30달러(5.8%) 떨어진 배럴당 86.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증시가 동반 추락한 것은 미국발 더블딥 우려가 가장 큰 요인이었다. 미국 정부의 재정지출 감소로 회복세가 더욱 더뎌지리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유럽의 재정우려가 다시 부각되기 시작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금융시장이 패닉양상을 보이자 기획재정부는 5일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하는 긴급 내부회의를 소집했다. 기획재정부는 "미국의 금융시장 불안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금융·외환시장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도 대책회의를 소집, 시장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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