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사장 후보 이석채와 헌법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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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사장 후보 이석채와 헌법 정신...

2008/12/1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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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

 
 12월9일 KT 신임 사장 후보에 내정된 이석채(63)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직접 대면한 건 10년도 훨씬 더 지난 1995년이었습니다. 당시  그는 막강 공룡부처 재정경제원(->재정경제부->기획재정부) 차관으로 재직하고 있었고, 저는 한 경제신문의 재경원 출입 2진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첫 대면 기회는 재경원 기자단과 점심을 하는 자리였는데, 그가 대북 쌀 지원 문제 협의를 위해 북한을 방문하고 온 직후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점심 자리의 주빈인 그는 야심만만하고 거침없다는 인상을 강하게 풍겼습니다. 그에 대한 세간의 평을 미리 듣지 않았다 해도 그런 느낌은 마찬가지였을 듯했습니다.
 
 이석채라는 인물을 거론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대목이 ‘김현철 인맥’이란 표현입니다. 꽤 알려져 있듯이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의 경복고 선배입니다. 경복고는 경기고에 이어 명분고 파벌의 대표격으로 꼽힙니다. 경기고-서울대 출신을 흔히 ‘K-S라인’이라고 부르는데, 경기고를 K1, 경복고를 K2라고도 하지요.
 
 이석채씨는 김영삼 정부 출범(1993년) 한해 전에 이미 경제기획원의 최고 요직인 예산실장직에 올랐으니,  정권의 후광으로 승승장구했다고는 볼 수 없을 것같습니다. 이미 잘 나가던 경제 관료였던 것이지요. 개발 시대의 흔적이 남아있던 경제기획원(지금은 기획재정부에 흡수) 시절의 예산실장 자리는 막강한 자리여서 부처 장관 맘대로 인사를 할 수없었음은 물론입니다. 청와대에서 챙기는 인사였지요. 예산실장은 고만고만한 부처 장관 자리보다 훨씬 유의미한 자리였지요.
  
 재경원 차관 재직 때 이후엔 취재 동선에서 한번도 마주칠 일이 없었던 그의 이름은 통신사업 관련 비리 사건에 연루됐다는 식의 신문 기사로만 간간이 들어왔을 뿐입니다. 잘 알려진 대로 그는 1996년 정보통신부 장관 재직시절 PCS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유리하도록 청문심사 배점방식을 변경토록 지시해 다른 업체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혐의로 2001년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가 2006년 2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그의 이름을 다시 떠올리게 된 건 지난달 청와대 비서관 1명을 포함한 한 저녁 자리에서였습니다. 수첩을 뒤져보니, 그게 11월25일이었더군요. 이런 저런 얘기들이 돌다가 후임 KT 사장은 이석채로 굳어졌다는 말이 청와대 쪽 인사의 입에서 나오더군요. KTF 조영주 전 사장에 이어 KT 남중수 전 사장까지 납품업체로부터 수억원의 청탁성 자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구속돼 KT의 경영권력에 공백이 생긴 시점이었지요. 다음날 통신업계를 담당하는 선배 기자에게 물어보니, 이석채 사장설이 업계에선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하더군요, 쩝.
 
 이씨는 KT 사장 후보로 내정되기 전부터 원천적으로 ‘자격 미달’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었던 터였습니다. KT 정관(定款)  때문입니다. 정관은 법인의 목적, 조직, 업무 집행 따위에 관한 근본 규칙입니다. 회사의 헌법이라고 할 수 있지요.
  
 ‘KT의 헌법’ 제25조는 ‘회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 및 그와 공정거래법상 동일한 기업 집단에 속하는 회사의 임·직원 또는 최근 2년 이내에 임·직원이었던 자’는 회사의 이사가 될 수 없고, 이사가 된 이후에도 이에 해당되면 그 직을 상실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석채씨는 LG텔레콤 계열사인 LG전자와 SK텔레콤 계열사인 SKC&C 사외이사입니다. 헌법(KT정관)에서 대통령(KT 사장)이 될 수 없다고 돼 있는 인사가 대통령 단수 후보에 올라 있는 격입니다.
 
 ‘우째, 그런 일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법 한데, 위헌(?) 시비를 피해나갈 방법은 이미 준비되고 있었습니다. 국회(KT 이사회)가 11월 25일 긴급회의를 열어 ‘헌법 개정안’을 마련해놓았거든요. 경쟁사 임원도 대표이사가 될 수 있도록 이사 자격 관련 정관 조항을 개정한 것입니다. 경쟁통신 기업을 거느리고 있는 SK, LG의 임원들도 KT의 대표이사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KT 공화국의 ‘국회’를 통과한 ‘헌법 개정안’은 내년 1월 국민투표(KT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입니다. 문제의 조항은 지난 2002년 5월 정부의 KT 잔여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SK텔레콤이 KT 주식을 대량 인수해 최대주주로 부상하자 그 해 8월 민영화를 위한 임시주총에서 정관에 도입됐던 것인데, 이상한 계기로 철회되는 셈입니다.

 

   `4.19 혁명'을 `데모'라고 깎아내려 우리 `사회'의 헌법을 위반했다는 시비를 일으킨 이 정부가 KT라는 `회사'의 `헌법'까지 짓밟는 형국입니다. 참으로 졸렬한 일처리 방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설마 이러고도 ‘낙하산 인사 시비’를 피할 수 있다고 기대하지는 않았겠지요? 잘 알려져 있듯이 이씨는 이명박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현 정부와 이런 저런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시민단체와 야당에서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는 배경입니다. KT 사외이사 7명과 외부 인사 2명으로 이뤄진 KT사장추천위가 이씨를 추천한 배경에 대해 “케이티의 비전 실현과 혁신에 필요한 기획력과 추진력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한 대목이 허허롭게 느껴집니다.
 
 KT에 관료 출신 사장이 들어오는 것은1997년 이계철 사장 이후 11년만이며 2002년 민영화 후 처음입니다. 민영화 된 기업임에도 공기업 이미지가 남아있고, 정부 입김에 휘둘리는 모습에서 의아스러운 대목은 노조의 움직입니다. 낙하산 인사라면 노조에서 쌍심지를 켤 법하건만, 조용합니다. 일각에선 힘센 사람이 와서, 회사를 잘 키워주기를 바라는 기류라는 서글픈 얘기도 들립니다. 엄혹한 경제난의 시절을 맞아 도술을 부릴 `정도령'을 기다리는 심정이어서일까요? 어째, 그 회사의 앞날이 그리 밝아보이지 않습니다. 회사 내의 야당이랄 수 있는 노조가 저러고 있다니...

 

*사족(09.1.14)=해를 넘겨 결국 KT사장직에 올랐군요. 

  (연합뉴스)=이석채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14일 KT 사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KT는 이날 서울 서초구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500여명의 주주가 참석한 가운데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사장추천위원회의 추대를 받은 이석채 사장 후보를 제11대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로써 지난해 11월초 남중수 전 사장이 납품비리 혐의로 구속된 뒤 공백을  빚고 있던 KT의 경영이 두달여만에 정상화됐다.  이 사장은 인사말에서 "국내외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재주도, 덕망도  부족한 저를 IT 선도기업인 KT의 사장으로 선임해주신데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KT의 가치를 높이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공모를 통해 단독 사장후보로 선출됐던 이 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선임 의결이 이뤄진 뒤 사장추천위원회 위원장과 직무책임, 권한, 보수,  경영목표  등에 관한 경영계약을 맺었다. 임기는 3년이다.
    이 신임 사장은 경북 성주 출신으로 경복고-서울대 상대를 거쳐 69년 행시  7회로 공직에 입문, 경제기획원 예산실장, 농림수산부 차관, 재정경제원 차관,  정보통신부 장관,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등 요직을 거쳤고 현 정부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했었다.   KT에 관료 출신 사장이 선임된 것은 2002년 민영화 이후 처음이다. 회사측은 KT 비전실현에 필요한 기획력, 성장동력을 위한 전략적 사고능력,  경영혁신 추진력, 정보통신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고려해 이석채 사장이 후보로  추천됐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선 또 경쟁사 출신 임원은 KT 사장 및 상임이사 선임 자격을 제한해왔던 조항을 삭제, 임원 자격요건을 완화한 정관 변경안도 의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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