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지난해 4분기 부동산 매각으로 순이익 달성

KT 지난해 4분기 부동산 매각으로 순이익 달성
건물 매각 후 임대하는 이상한 행보의 이유는?
도형래 기자  |  media@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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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2.10  09: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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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876억 원에 순이익 2,106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부동산을 매각해 생긴 수익 2,958억을 제외하면 오히려 850억 가량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판단된다. KT가 무선 시설투자를 완료한 이래 순손실은 이례적이다.

또한 지난해 통틀어 1조 9,57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KT는 발표했지만 지난해 상반기 자회사 러시아 통신자회사 NTC의 매각대금 3억 4천 6백만 달러(우리 돈 3,719억원)과 하반기 부동산 매각대금을 제외하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크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지난해 KT는 순이익의 상당한 부분을 상반기에는 자회사 매각, 하반기는 부동산 매각으로 채웠다는 얘기다.

 

전국 지사(옛 전화국) 건물을 매각하고 임대하는 이상한 행보

 

KT는 이석채 회장의 취임과 함께 꾸준히 전국에 소재한 옛 전화국(지금의 지사)을 매각해 왔다. 2010년 96억 4,300만원의 토지와 38억 600만원의 건물을 매각했으며 2009년에는 158억 7100만원의 토지, 37억 7900만원의 건물을 매각했다.

내부 제보자에 따르면 KT가 지난해 서울 지역에서 매각된 지사 건물만 11개다. 강동, 노량진, 용산, 홍제, 신촌, 가좌, 공릉, 중량, 청량리, 동대문의 지사 건물과 신설동 번호안내센터 등이 매각됐다.

문제는 부동산 매각 이후 이를 임대해 사용하는 이상한 행보에 있다. 전화국 설비 때문에 이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KT는 부동산 매각에 대해 “자산 유동성 확보”라는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KT의 주력 유·무선 통신사업은 가입자에게 매월 꾸준히 현금이 들어오는 사업으로 현금 유동성을 위해 부동산을 매각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결국 ‘실적 만들기’를 위해 부동산을 매각했다는 것이다.

KT 노동인권센터 조태욱 위원장은 “KT는 전국의 전화국을 꾸준히 매각하고 이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면서 “전화국을 매각하더라도 전화국에 있는 설비 때문에 옮길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사는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이를 인수하는 것은 대부분 사모펀드”라면서 “경영 실적이 안 좋을 때마다 지사 부동산을 팔아 실적 만들기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지사는 규모가 크기 때문에 형식적이나마 공모해 내·외부에 매각사실이 알려지지만, 규모가 작은 분기 국사(전화국으로부터 원거리에 있는 가입자를 수용하기 위하여 원격가입자장치(RSS, Remote Subscriber System) 등을 설치하는 무인 국사) 같은 건물도 팔고 있는데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누구에게 어떻게 팔리는지도 모른다”며 “이것이 더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KT는 “기업이 필요에 따라 부동산을 팔고 사고한다”면서 “부동산 매각 후 재임대는 수많은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부분 부동산이 KT에스테이트라는 자회사와 손자회사격인 CR리츠에 판매됐다”면서 “CR리츠는 기간투자자들이 주요주주로 KT 지분이 10% 미만이기 때문에 연결 재무재표 상 매출로 잡혔다”고 밝혔다.

 

문어발식 확장으로 만든 KT 매출액 뻥튀기

 

KT는 지난해 22조원 매출을 달성, 2010년 20조3천억 원 대비 8.1% 성장했다. BC카드사와 KT스카이라이프가 각각 4분기와 1분기에 자회사로 편입됐기 때문이다. 매출 상승분은 이들 자회사의 매출 편입에 따른 결과가 크게 작용했다.

주력 유·무선 통신 분야의 매출은 제자리걸음이거나 오히려 감소했다. 무선분야 매출은 지난해 6조 9,653억 원으로 2010년 7조 539억 보다 1.3% 감소했다. 전화수익 역시 지난해 3조 8,112억으로 2010년 4조 3,348억 보다 12.1% 감소했다. KT가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있는 인터넷 수입만 지난해 2조 6,288억 원으로 2010년 2조 5,124억 원 보다 4.6% 상승했다.

매출액 상승은 BC카드 연결매출 8,079억과 한 분기 1천 억원이 넘는 KT스카이라이프 연결 매출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KT는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은 것은 KT뿐 아니라 통신업계 전체가 그렇다”면서 “BC카드, 금호랜트카 등은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추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KT는 “지난해 통신비 인하로 수익이 크게 감소했다”면서 “개인당 천원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KT의 입장에서 연간 2,000억 원 규모의 순손실이 발생하는 것이고 이는 3~4조원의 매출 사업 순이익과 맞먹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KT 조태욱 위원장은 “이석채 회장이 2009년 1월 14일 선임되고 나서 같은 해 6월 1일 자회사 KTF를 합병하면서 1차 매출액 뻥튀기가 시작됐다”면서 “지난해 매출이 22조가 넘은 것은 KT스카이라이프, 금호랜트카, BC카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태욱 위원장은 “BC카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투자, 금호랜트카 인수 등으로 회사 내부 직원들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연임을 선언한 KT 이석채 회장은 문어발식 확장을 통해 생긴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지사 건물을 매각하고, 임대하는 행보를 걷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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