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노조 임원선거, 파행으로 가나

조합원총회 재공고 후 기호 2·3번 입후보 등록 안 해

KT노조가 최근 법원의 선거 중지 결정 이후 조합원총회를 다시 공고했지만 기호 1번을 제외한 다른 후보들이 입후보등록을 하지 않아 파장이 예상된다.

4일 노동계에 따르면 KT노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일 입후보자 등록을 마감한 결과 기호 1번 정윤모 후보만 재등록했다. 기호 2번 장현일, 기호 3번 임현재 후보와 선거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던 KT 현장노동자협의회 소속 조일환 노조 인천법인사업단지부장은 후보등록을 하지 않았다.

노조는 지난달 30일 위원장·지방본부위원장·지부장 선출을 위한 조합원총회를 다시 공고했다. 노조는 위원장·지방본부위원장 선거를 이달 13일 실시하되 신규후보 등록이 없는 경우 8일에 실시하겠다고 공고했다. 노조는 “지난달 14일 공고에 따라 입후보한 후보들이 다시 입후보한 경우 기존에 납부 또는 제출한 기탁금 및 추천서로 갈음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중앙위원장 출마를 준비 중이던 조일환 지부장이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노조위원장 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노조가 입후보자 등록에 관한 사항을 공고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후 기호 2번 장현일 선거대책본부는 △집행부와 선관위 사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개정된 규약 원상회복 △통합 투·개표제도 도입 등을 요구했으나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지난달 30일 오전 긴급 중앙위원회를 열어 선거관리규정을 개정했다. 규정에 ‘천재지변 또는 법원의 명령 등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예정된 선거일에 선거가 치러지지 못해 선거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할 경우 위원장이 각급 선거의 실시 방법, 시기 및 선거 공고 기간 등을 적절히 판단해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기존 선거관리규정에 따르면 위원장 등 각급 조직대표자 선거공고는 선거일 15일 전, 지부장 이하 대표자 선거 공고는 7일 전에 해야 한다. 노조 규약에 따르면 각급 조직의 대표자 선출은 임기가 끝나는 해 11월1일부터 12월10일 사이에 하도록 돼 있다. 이달 13일에 선거를 실시할 경우 규약 위반이 되기 때문에 선거관리규정을 개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다른 후보들은 “법원의 선거 중지 결정 취지를 어긴 것”이라고 반발했다. 입후보등록을 하지 않은 후보들은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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