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복수노조시대] “복수노조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퍼온글)

서동철기자 sdchaos@sed.co.kr
한국노총ㆍ민주노총 등 양 노총 단체와 정치권이 노조법을 개정해 복수노조 허용을 미루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동원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노조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일부 정치권의 움직임은 노동계의 표를 의식한 일종의 포퓰리즘적 제스처에 불과하다"며 "실현 가능성도 없고 명분도 약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일반 근로자들은 복수노조를 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으며 노총에 있는 간부들이 개인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반대하는 것"이라며 "노조가 없는 대기업에서조차 복수노조 시행을 앞두고 사측이 복지에 신경을 쓰면서 벌써부터 근로조건이 좋아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범 한성대 지식경제학과 교수는 "김성태 의원 등 50명의 한나라당 의원이 발의한 노조법 재개정안을 살펴보면 정말로 개정할 의지가 있는지 진정성에 의문이 든다"며 "복수노조 시행은 글로벌 스탠더드일 뿐 아니라 우리가 국제사회에 한 약속이기 때문에 시행을 미룰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복수노조 관련 법개정 움직임이 실제로 법을 개정하는 결과를 낳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장 복수노조의 허용이 갖는 근로자들의 온전한 단결권 보장이라는 취지를 인정하되 제도 시행에서 드러나는 문제점을 중심으로 해결하는 방안으로 개정안을 준비하는 게 현실적일 것"이라고 최근 발간된 노동리뷰 6월호를 통해 밝혔다.

복수노조 시행 후 노사관계에 혼란이 올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전문가들은 초기에 약간의 시행착오는 있겠지만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배 연구위원은 "복수노조를 허용하게 한 근본취지를 생각하고 대응한다면 복수노조 허용이 우리의 기존 노사관계를 크게 흔들지는 않을 것이며 오히려 일부에서 그동안 왜곡돼왔던 노사관계를 바로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처음 시행하는 만큼 초기에 어느 정도 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복수 노조 간에 자율적 창구 단일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 창구 단일화를 강제하도록 한 만큼 법 시행 후 생산현장의 혼란이 최소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복수노조 안착을 위해 정부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김 교수는 "직무 성격과 근로자들의 협상관행을 따져 직군에 따라 교섭단위를 분리해주는 것을 과감하게 해줄 필요가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관리직 노조나 비정규직 노조 등이 생겨도 기존 노조의 교섭단위에 포함됨으로써 복수노조를 시행하는 실익이 없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시행 후 케이스별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정부가 사안마다 객관적으로 판단을 내려줄 수 있는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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