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가 승리한 뒤ㅡ 극도의 허탈감은 “자살↓ “과 “충성!” 두가지 심리상태를 나타냅니다





자살까지 생각했다"…막말 교감 파문 '확산일로'




인천=뉴시스】차성민 기자 = 교사와 학부모들이 집단 반발을 하고 있다. 인천 B중학교 교장과 교감이 막말과 함께 비민주적인 학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해당 중학교 교사 11명은 이례적으로 자신의 신분을 노출한 채 시 교육청에 집단민원을 제기했다. 학부모들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태다.

◇"우리 보는 앞에서 교사 꾸중, 선생님이 불쌍하다."

지난 1일. 인천 서구의 B중학교 학생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아이들의 입에서는 충격적인 이야기가 계속됐다. 어느 학생은 교사들을 걱정했고, 한 학생은 교장과 교감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도 했다.

아이들은 학교장과 교감에 대해 묻자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학생도 학생이지만 선생님들이 불쌍하다"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이모양은 "학생들도 스트레스를 받지만 더 안쓰러운 건 우리가 보는 앞에서 혼나야하는 교사들"이라는 충격적인 말을 서슴치 않았다.

이어 "올해들어 2~3명의 선생님들이 교감선생님에게 혼이 나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 갔다는 소문을 듣고 많이 놀랐다"며 "교감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교실에 불쑥불쑥 들어와 아이들을 혼내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교사들은 막말을 하는 교감에 권위적인 교장에 대한 반발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인천시교육청에 고충심사청구서를 낸 교사 A씨는 "올해 새로온 교감은 취임 인사에서 "자기의 방침에 따르지 않은 교사들은 학교 생활이 어려우니 다른 곳으로 가라"는 강압적인 발언과 함께 수업 시간에 불쑥불쑥 들어와 수업 흐름을 끊는 일이 다반사"라고 토로했다.

이어 "오죽하면 자신의 신분을 노출해야 하는 '고충심사청구서'를 접수했겠냐"며 "3달만에 3명의 교사가 교감이 주는 스트레스로 병원 응급실에 갔다"며 고개를 떨궜다.

◇"자살까지 생각"…교사 11명 '고충심사청구서' 접수

인천 B중학교의 문제가 불거진 것은 지난 달 31일 해당 학교 소속 교사 8명이 시 교육청에 '고충심사청구'를 접수하면서부터다. 이들은 고충심사청구서를 통해 그동안 당해왔던 고충을 털어놨다.

교사들은 "해당 학교장과 교감이 권위적이며 강압적인 학교 정책을 진행하고 있고 비 민주적인 교육행태로 교사는 물론 학생들이 상처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사 C씨는 "학교장과 교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비민주적이며 독단적인 교육방침과 학교 운영을 강요했다"며 "특히 교감은 학부모가 지켜보는 가운데 폭언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C교사는 이어 "지난 5월23일 학부모 운영위원회 및 학부모회의를 소집해 청소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교사에게 학교가 더럽다는 이유로 학부모 앞에서 "D교사는 자기의 업무를 하지 않은 게으른 교사여서 학급 담임을 교체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부모들은 "그럴 수 없다"고 반발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C교사는 "이 같은 소문은 학생들에게 퍼졌고, 학생들로부터 '선생님, 교감한테 짤렸냐'라는 비아냥도 들어야 했고 유서를 쓰고 자살까지 생각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학부모 60여명 '비대위' 구성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해당 중학교 학부모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학교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들은 학교에 학부모들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지난 6일 비대위를 구성하고 학생, 학부모의 의견수렴에 나선 상태다.

비대위 한 관계자는 "지난 6일 오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학생 의견을 수렴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현재 학교 관계자와 면담을 통해 학부모들의 의견을 전달,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문제가 된 CCTV설치도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고 설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교 측에서 과도하게 벌점을 부과해 수업정지를 당한 학생들이 부지기수여서 이 같은 사안도 함께 항의했다"고 말했다.

◇교육계 "학교 관리자의 제왕적인 권위 탓"

이같은 파문은 일선 학교에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교육계 안팎의 분석이다.

학교 교사들의 인사권 등을 쥐고 있는 학교 관리자들의 제왕적인 권한에 따른 부작용이라는 것이 분석이 요지다.

일선 학교 교사 김미영(가명·35)씨는 "교사들이 언론 인터뷰에서 조차 실명을 쓰지 못하는 것처럼 학교 관리직에 있는 교장, 교감의 권한은 밖에서 바라보는 것 이상"이라며 "근무평가를 매기고 인사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교장, 교감에게 찍히면 진급은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고충심사를 청구한 교사들은 상대적으로 진급에서 자유로운 여교사들이라고 들었다"며 "이런 이유도 학교장에 대한 막대한 권한을 방증하는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전교조 관계자도 "일선 학교에서 권위적인 교육 방침으로 갈등을 빚는 학교장들이 많이 있지만 교사 11명이 집단으로 고충심사를 청구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번 기회로 일선 학교에서 일방적이고 강압적으로 진행되는 교육풍토가 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교육을위한 학부모회 관계자도 "강제로 방과후학교를 진행하고 교사들에게 막말을 하는 학교 관리자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적이었다"며 "아이들도 자신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가 혼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이어 "학교장에게 막강한 권한이 주어지는 한 이런 일은 여전히 반복될 수 있는 일 아니겠냐"며 "일선 학교 학교 관리자들의 인식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교육청 차원의 감사가 절실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B중학교 관계자는 "현재 교사와 학부모를 상대로 대화를 하고 있으며, 일부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인정을 한다. 교사들에게도 유감의 뜻을 전했다. 비대위가 구성된만큼 원만한 합의점을 찾고 있다"고 해명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해당 학교 교장과 교감에게 변명서를 요청한 상태"라며 "고충심사청구서가 접수된 만큼 시 교육청의 감사는 실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학교장과 교감은 비대위와 교사들을 상대로 타협점을 찾고 있는 상태지만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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