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 글] “낙하산 타면 30대 전무, 찍히면 30년 대리”

▲ KT전국민주동지회 소속 전현직 직원 20여 명이 8일 오후 이석채 KT 회장이 사는 도곡동 타워팰리스 앞에서 '낙하산 인사'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 김시연 낙하산인사




"KT는 이석채 것도, 이명박 것도 아니다. 낙하산 김은혜는 즉각 물러나라!"



연일 투하되는 '낙하산 인사'에 뿔난 KT 직원들이 거리로 나섰다. KT전국민주동지회(의장 조태욱) 소속 전현직 직원 20여 명은 8일 오후 2시 이석채 KT 회장 자택이 있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앞에서 '낙하산 인사' 규탄 집회를 열었다.



"낙하산 인사 비판하자 부당 인사 발령으로 탄압 나서"



지난해 12월 MBC 앵커 출신인 김은혜(40) 전 청와대 대변인이 KT 전무(그룹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전략실장)로 영입된 데 이어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 친동생인 오세현 전 IBM 상무가 KT 코퍼레이션센터 상무로 영입되는 등 현 정권 실세들의 '낙하산 인사'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KT 해고자인 조태욱(50) 의장은 "통신 분야 경력도 없고 전문가적 소양도 인정 안 되는 김은혜씨를 새 자리까지 만들어가며 전무로 영입한 데 대해 KT 종사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심각하다"면서 "민주동지회에서 이를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하자 최근 지방 회원들부터 부당 인사 발령하는 등 탄압하고 있다"고 밝혔다.



KT 금천지사에 근무하고 있는 류방상(53)씨는 "78년에 KT에 입사해 산업재해도 두 차례나 당하며 30년 넘게 일하고 있지만 아직 대리"라면서 "청와대 대변인 출신이라고 30대에 전무로 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노조 활동 때문에 해고됐다 복직했다는 류씨는 "열심히 일하고도 인사 평가에서 F등급 맡는 것보다 더 가슴을 짓누르는 건 전화 회선 한번 안 만져본 사람이 회장, 전무 요직 차지하고 노동자들 탄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류방상씨(맨 오른쪽)는 78년 KT에 입사해 30년 넘게 일했지만 노조 활동 때문에 아직 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김시연 KT




"잃어버린 일자리 10년? MB정부 들어 '낙하산' 더 심해"



이명박 정부 들어 KT 낙하산 인사를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김영삼 정부 시절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이석채 회장 역시 2009년 1월 KT 사장 선임 당시 이명박 대통령 국민경제자문위원을 맡고 있었다.



석호익 KT 부회장은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고 현재 인터넷진흥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서종렬 전 KT 미디어본부장(전무)은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 전문위원 출신이다. 역시 인수위 출신인 허중수 KT 사외이사, 이명박 정부 첫 여성부장관 후보였던 이춘호 사외이사를 비롯, 사내외를 막록하고 낙하산 인사 수십 명이 KT를 장악하고 있다.



낙하산 인사가 계속 이어지다보니 KT 임직원들 사이에도 상대적 박탈감에 따른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때 공기업이었던 KT 특성상 과거 정권에서 '낙하산 인사' 잡음이 있었지만 MB정부 들어서는 양과 질 면에서 훨씬 노골적이라는 평가다.



조태욱 의장은 "과거 정부에도 '낙하산 인사'가 있었지만 실무자 몇 명 수준에 그쳤는데 MB 정부 들어서는 회장부터 시작해 상층부를 모두 장악하고 실무자급까지 내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의장은 "이석채 회장은 경쟁 사업체인 LG전자와 SKC&C 사외이사여서 KT 정관상 사장이 될 수 없었던 인물이었지만 임시 주총에서 정관까지 바꿔가며 사장으로 선출했다"면서 "권력의 힘이 없어서는 관철될 수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의장은 "이명박 정부가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두고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하는데 그 본질은 '잃어버린 자리 되찾기'"라면서 "지난 10년 낙하산 인사가 중단돼 있었는데 정권이 바뀌고 수천 장 쌓인 이력서 소화하기 바쁜 것 같다"고 꼬집었다.





▲ KT전국민주동지회(의장 조태욱) 소속 전현직 직원 20여 명이 8일 오후 2시 이석채 KT 회장 자택이 있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앞에서 ‘낙하산 인사’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
ⓒ 김시연 KT





출처 : "'낙하산' 타면 30대 전무, 찍히면 30년 대리"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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