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스마트폰 혁명 주역 입증…올핸 CS 혁신으로 우뚝

"KT와 한국이 IT 무대에서 잊혀지는 것이 아니고 빛나는 별로 떠오르고 있다."

이석채 KT 회장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년간의 성과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2009년 1월 취임한 그는 올해로 임기 3년째를 맞는다. 지난 2년간 아이폰 도입으로 한국에서 스마트폰 혁명을 이끌었던 이석채 회장이 임기 마지막에 내건 첫 번째 화두는 뜻밖에도 `고객 만족(CS)'이었다.

2년 전 한국의 IT는 성장 정체 속에서 위기를 맞고 있었다. `IT 강국 한국'의 명성은 옛말이 됐다. 이 회장은 "2년전 한국의 IT는 별 볼이 없다고 평가했으나 저는 컨버전스로 KT를 ICT 글로벌 리더로 다시 태어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2년이 지나서 보니 대체로 약속을 이행해 마음이 가볍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IT 산업 전체가 새로운 가능성으로 들떠 있고 인재와 돈이 몰려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때 정체돼 있던 한국의 IT는 지금 분명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특히 KT의 아이폰 도입을 시발점으로 스마트폰 열풍이 거세게 일면서 관련 산업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스마트 혁명은 제2의 벤처붐을 일으켰다. 지난해 신규 벤처 투자는 1조원을 돌파했으며 1인 창조 기업도 크게 증가했다.

KT는 무선 데이터 요금을 인하해 무선 인터넷 시장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KT와 KTF의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로 지난 2010년 처음으로 매출 20조원을 돌파한 것도 하나의 성과다. 또, 중소기업과의 동반 성장 전략도 눈에 띈다.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던 와이브로에 대한 투자도 다시 속도를 내며 올해 3월에는 전국 82개 시도에서 무선으로 초고속인터넷을 즐길 수 있게 됐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주도해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KT 내부적으로는 6000명이 명예퇴직 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그 속에서 직원들의 일하는 문화도 상당히 바뀌었다.

올해는 이석채 회장이 임기를 마무리하는 해다. 벌써부터 그의 거취에 대해 KT 안팎에서도 관심이 높다. 이 회장은 임기 마지막 해에 5가지의 경영 방향을 제시했다. CS(고객만족) 기업, 열린 기업, 스마트기업, IT서비스기업, 글로벌 기업이 그것이다. 이중 가장 첫 번째는 CS다. 사실 KT는 스마트폰 혁명을 일으킨 주인공이었지만 고객 만족도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통신 기업이었지만 품질 측면에서는 1등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 이 회장이 CS를 첫 번째 과제로 삼은 것은 이같은 반성에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KT는 음성과 데이터 품질 1위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말로만 CS를 외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품질 혁신은 입으로만 하면 안된다"며 "회사의 톱(Top)이 되어야 하고 모든 회사의 역량이 집중되어야 한다. A부터 Z까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이걸 바꿀 수 있는 사람은 (회사에서) 저밖에 없다. 아이폰을 갖고 왔을 때와 똑같은 정신으로 철저히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 기업'론 역시 관심을 끌고 있다. 직급, 나이, 국적에 관계없이 능력이 있으면 보상을 받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KT는 창의, 소통, 실행 기반의 성장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KT는 올해 `스마트 기업'을 표방했다. 가정을 `스마트 홈' 공간으로 만들고 네트워크와 다양한 디바이스를 결합해 홈네트워크 사업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또, 4월에는 스마트패드 사업을 출시하고 스마트패드에 n스크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IT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 KT는 서비스 플랫폼에 핵심 역량을 집중하고 개방성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메시징, 결제, 인증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반기술(API)을 개방하는 한편 지도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할 방침이다. KT는 개방형 플랫폼을 확장하고 기업용 솔루션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올해 35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유럽의 4개회사와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KT가 정한 올해 마지막 경영 방향은 `글로벌 기업'이다. 이미 KT는 차이나모바일, NTT도코모와 함께 `스마트벨트' 구축을 위한 협정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KT는 자유로밍지대(FRA)와 한중일 3국 통합 앱스토어를 구축할 계획이다. KT는 또한 중남미와 CIS,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올해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겠다고 밝혔다. 또, 일류 글로벌 기업과 제휴를 강화해 해외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임기 마지막해를 맞는 그의 무결점서비스와 글로벌기업 도약이 얼마만큼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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