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본부 분사 등 지주형 회사 전환 가능성 거론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KT 노사가 다음달 올해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시작할 전망이다. KT의 제1노동조합인 KT노동조합은 이달 ‘2024년 단체교섭 요구안’ 마련 의견수렴, 다음달 요구안 발표에 나설 계획이다. 통상 노조 요구안이 8월말경 발표된단 점을 고려하면 협상은 예년보다 한달가량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노조는 지난 10일부터 오는 19일까지 ‘2024년 단체교섭 요구안’ 마련 조합원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를 받는다. 지난해와 2022년 대비 3주에서 한달가량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다.
아울러 노조는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이달 10~14일 올해 임단협 전담반을 세차례 운영했다. 노조 중앙집행위원을 중심으로 꾸려진 단체교섭 전담반은 매년 단체교섭에 앞서 노동계 현황, 타사 사례 등을 기반으로 협상 전략을 점검하기 위한 조직이다.
이처럼 KT노조가 임단협 요구안 마련에 속도를 내면서 노사 간 임단협 체결 시점도 예년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KT노사는 지난해 10월, 2022년 11월 임단협을 체결한 바 있다.
KT노조 관계자는 “올해는 임단협을 빨리 끝내려고 한다. 다음달부터 시작해 빠르게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김영섭 KT 대표의 취임 1주년에 맞춰 사측이 구상 중인 조직개편 관련 사항이 올해 임단협 합의안에 담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KT 안팎에선 KT 내 조직인 광역본부를 분사하는 등 KT를 ‘지주형 회사’로 전환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임단협 합의안을 근거로 김 대표가 연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KT 내부에선 조기 인사 및 특정 조직 해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직원들의 구조조정 우려가 계속되고 있단 지적에 대해선 ‘인위적인’ 대규모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단 점을 거듭 강조했다. 다만 “혁신의 과정에서 합리적인 구조조정은 진행할 수 있다”며 직원 감축 가능성은 열어뒀다.
KT는 외부 출신인 이석채 전 회장과 황창규 전 회장 체제에서 각각 직원 6000명, 8000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노사가 올해 임단협을 예년과 다르게 여름휴가 전 조기 타결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요구안이 확정되면 본교섭 한두 번에 끝낼 전망”이라며 “임단협을 조기 타결하게 되면 현재 회사가 구상 중인 구조조정 안을 임단협 시기에 몰아서 처리하게 되면 하반기에 충분히 합의를 근거로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KT노사는 지난해 임단협을 통해 임직원 1인당 235만5000원(기본급 154만5000원, 평균 3% 수준)의 임금을 인상하고, 경영성과격려금 차원의 500만원 일시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의 합의안을 체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