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화두 ” 변해야 산다”

지난 4일 ‘새로운 노동문화 가치’를 기치로 내건 ‘새희망 노동연대(희망연대)’가 출범 이후 급속도로 세력을 불려가면서
기존 양대 노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제3노총’으로 입지를 굳힐 수 있을지에 노동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희망연대는 출범 당시 40여개이던 노조 수를 불과 4일 만에 52개로 늘리면서 세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만 놓고는 향후 희망연대의 진로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 같은 희망연대의 기세를
놓고 내년 복수노조 출범을 앞두고 노동계 및 노동문화 변화의 ‘태풍의 눈’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한편으로 아직은
‘찻잔 속의 태풍’에 불과하다는 소극적 평가도 있는 게 사실이다.

박영범(경제학) 한성대 교수는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전임자 무임(無賃)이라는 새 노조법 시행으로 노동운동에 새로운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새로운 노동운동 세력에 의해 양대 노총에 의해 분점돼 있던 노동권력에 새로운 지평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장원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존 노동세력과 이념과 가치 지향점이 완전히 다른 새로운 제3의 노동운동
세력이 만들어지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하지만 제3노총이 뜰 경우 지금까지 투쟁일변도였던 우리나라 노동운동 문화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희망연대는 아직까진 ‘제3노총’을 표방하거나 선언한 것은 아니다. 조직 역시 두 노총처럼 전국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지 못하다.
희망연대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연수 서울메트로 노조위원장은 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장 새로운 노총을 만들기보다는
‘국민과 조합원을 섬기는 노조문화’를 만들고, 노동문화를 만들어가다 보면 우리의 역할이 생길 것”이라며 “기존 노총들과 대비시켜
보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노동계에선 기존 노총의 조직 운영과 노동운동 방식에 염증을 느낀 노조들이 내년부터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자연스럽게 ‘한곳’으로 모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제3노총’의 설립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이다.
한국노총의 핵심 관계자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려면 사람만 모인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며 “조직의 방향성과 내용에 있어
기존 노총들과 차별화할 만한 독자성이 과연 있느냐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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