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개성공단 실무회담 일정 합의실패

남과 북은 19일에 이어 20일 자정 넘어까지 중국·베트남 공단 공동시찰(12월12~22일) 결과 평가회의를 진행하며, 앞으로 개성공단 실무회담에서 다룰 의제와 일정을 집중 조율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21일 1시께 “남북은 개성공단 실무회담 개최 문제를 20일 자정 넘어까지 논의했으나 회담에서 우선 다룰 의제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실무회담 개최 일정에 합의하지 못하고 회의를 종료했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우리는 상호 관심사에 대해 단계적으로 계속 협의해나간다는 입장을 밝히고, 우선 첫 실무회담에서 3통 문제와 숙소 문제를 의제로 해 협의하자고 했고, 북쪽은 3통 문제와 숙소 문제 외에 임금인상 문제가 반드시 의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3통’이란 통행·통신·통관 문제를, ‘숙소’란 북쪽 노동자의 기숙사 건립 문제를 뜻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19일 밤 북한에 옥수수 1만t을 지원하는 데 남북협력기금(40억여원)을 투입할 수 있도록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 의결 절차를 마무리했다. 정부는 중국산 옥수수 구매를 검토중이며, 모든 절차를 마치고 북한에 보내려면 한달 남짓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부는 ‘금강산·개성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접촉을 26~27일 금강산에서 열자’는 북쪽 제안에 대한 답신을 이날도 보내지 않았다. 이종주 부대변인은 “아직 정부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으로 남북관계 전망과 관련해선 명확해진 측면과 여전히 불투명한 측면이 혼재돼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장용석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북쪽은 경제협력과 사회문화 교류 등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은 지속하겠다는 뜻이 분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 실장은 “지난 15일 북쪽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이 단순한 엄포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쪽이 국방위 성명 내용을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할지 상황을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장은 “북쪽의 태도는 ‘공이 남쪽으로 넘어갔다’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대응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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