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독재 선거와 다를 바 없는 KT노조선거에 대한 단상

제14대 KT노조 각급조직 대표자 선거가 막을 내렸다

조합원들이 숨도 쉴 수 없을 정도로 사측에게 장악된 상태에서 예상대로  결과가 나왔다

KT는 민영화 이전부터 이미 민주노조 핵심 활동가와 조합원들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탄압하고 회유하며

일반조합원들과 분리시켜 왔다.

따라서 민영화 이후 노조선거시 현장 지부장과 대의원 선거는 이미 사측에서 낙점받은 단독 후보를 놓고

찬반투표를 진행해왔다.

마치 유신독재 시절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에 단독후보 입후보하여 찬반투표로 선출하던 양상과 너무도 똑같다.

이렇게 현장 지부장 선거에 절대 다수가 사측에서 낙점받은 자가 사측의 전적인 도움으로 당선된 후 지부집행위원과

선거관리위원 등을 구성하면 일반 지점(조합원수 10명에서 30명 안팍)의 경우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가 어용노조집행부

구성원이 된다. 물론 이들에겐 차별적으로 인사상 혜택을 부여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충성도가 높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감히 민주노조를 표방하며 노조지부장과 대의원 후보에 출마할 수 있겠는가

문제는 이런 비대칭적 조직적 기반을 근거로 하여 지방본부위원장과 중앙위원장 선거를 치러봐야 결과는 너무도 뻔한

상황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장의 투쟁역량이 뒷받침되지 않는 공중전이 얼마나 공허하겠는가.

전체 국민을 철저히 통제하며 유지하였던 유신독재체제의 권력은 국가비밀경찰이었던 중앙정보부의 철권통치로부터 나왔다.

현재 KT어용노조를 유지하는 힘은 어디로부터 나오는가

중앙정보부 후신 국정원이 KT노조선거에 개입해 왔음도 일부가 밝혀진 상태이다.

통신 도감청을 기본으로 하는 국정원은 KT민주노조를 배척하고 어용노조를 세우는 것이 사활적이라는 의미이다.

국정원이 통제하는 KT어용노조를 유지하는데 매개역할을 수행하는 곳이 바로 노사팀이다.

물론 노사팀은 자본독재를 전사적으로 관철시키기 위한 성격의 기구이기도 하다.

국정원만 KT어용노조에 사활적인 것이 아니라 범죄경영을 일상화해 온 KT경영진도 어용노조가 사활적이다.

조합원들은 10년 넘게 고과연봉제 시행으로 이미 사측 관리자에 대한  예속성이 극도로 심화돼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중첩되어 있는 억압구조 속에서 KT에 민주노조를 세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유신독재는 박정희가 충복인 김재규에게 총을 맞아 살해되면서 막을 내렸지만 그 체제는 완전히 청산되지 않았다.

아직도 노조없는 사업장이 90%에 달하고 민주노조를 하면 해고를 각오해야만 하는 상황의 연속이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자본독재가 철저히 관철되고 있는 재벌체제이고 파쇼적인 사회이다.

노동자들이 전태일 열사가 산화한지 50주년 되는 해에 전태일 3법을 외치고 있는 상황이 현주소를 말해 주고 있다.

어쩌면 KT노조는 기득권을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 정규직이라는 측면도 존재한다.

하지만 대기업 노동자도 인간이다.

노동해방과 인간해방을 지향하는 노동자들의 기본 속성은 영원하다!

단지 억압되어 있을 뿐이다.

자본독재의 파쇼적인 사회와 파쇼적인 KT를 바꾸기 위한 저항과 투쟁이 계속돼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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