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던 사자’ KT의 변신[펌]

'잠자던 사자' KT의 변신

방어에서 공격전환, 유무선통합 준비된 강자

  • 머니투데이 원정호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입력 : 2009.12.10 11:51|조회 : 4492 |추천: 2|나도한마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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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신서비스시장의 '잠자는 사자' KT (40,800원 보합0 0.0%)가 깨어났다. 새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합병KT를 출범시킨 뒤 아이폰 도입과 유무선통합(FMC) 서비스로 변화를 보여주더니 연말 명예퇴직 실시로 '변화의 방점'을 찍었다. 그동안 유선전화(PSTN)시장에만 안주하던 수세적 행태와는 사뭇 달라진 풍경이다. 이에 주가도 화답하는 등 기업에 대한 시장의 시선이 '호감'으로 바뀌고 있다.

    KT는 10일 오전 전일 대비 1450원(3.58%)급등한 4만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가 4만원을 돌파하기는 지난 10월 20일(종가 기준) 이후 50일만이다. 홍콩상하이(HSBC)를 통한 외국계 매수세도 뛰어들면서 갈수록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

    전일 15년 이상 직원을 상대로 한 명퇴 결정 소식이 주가 상승의 촉매가 됐다. 명퇴를 하면 1회성 퇴직비용이 증가하지만 시장에선 이보단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 자체를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아이피(All-IP) 시대를 앞우고 KT의 인력구조조정이 빨라지고 있다"면서 "이를 계기로 생산성 향상을 위한 혁신이 가속도를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명퇴자를 2000명으로 추산하면 3000억원의 퇴직 비용이 발생, 4분기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매년 11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시장은 구조조정이 지연될 것으로 봤으나 KT는 이를 전격 단행했다. 시장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KT의 행보는 이뿐만이 아니다. KT는 애플과 손잡고 국내 처음으로 아이폰을 보급했다. 이와 더불어 FMC 상품을 내놓는 등 무선인터넷 데이터 ARPU(가입자당월평균매출액)을 확대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아이폰은 예약 가입자수가 6만명을 넘는 등 큰 인기를 끌고있다.

    그 동안 KT는 유선시장에서 후발사업자들의 공격적 마케팅에 밀리면서 가입자 이탈과 이익 감소를 겪어왔다. 그렇게 시장점유율을 조금씩 잃으면서도 매출 감소를 최대한 지연시키겠다는 방어 전략으로 일관했다.

    그랬던 KT가 보수적이고 정적인 사업운영에서 벗어나 공격적인 성장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물론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 FMC서비스 도입을 비롯한 요금인하로 매출 성장이 둔화되는데다, 아이폰 도입 이후 단말기 보조금이 증가하면서 내년 영업이익에 부담요인이 될 것이라고 대우증권은 예측했다. 또 SK텔레콤 (176,000원 보합0 0.0%)이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전략 단말 보조금 인상으로 대응하면서 보조금 경쟁이 재발될 우려도 있다.

    그렇지만 상당수 통신서비스 업종 애널리스트들은 KT가 유망 투자 대상이라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국내 모바일 인터넷 본격화에 따라 KT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다. 유진투자증권은 "내년 통신업종 비중 100%를 KT에 담아도 좋다"고 말할 정도다.

    박종수 한화증권 연구원은 "통신시장이 유무선 통합환경으로 바뀌고 있어 KT가 새롭게 추진하는 FMC서비스는 잘한 일"이라며 " 아이폰 도입도 가입자 유지 효과가 높고 무선인터넷 시장을 활성화한다는 점에서 경쟁사 대비 차별화 요소"라고 강조했다.

    5%를 웃도는 높은 배당수익률과 자사주 매입 등의 우호적 주주환원 정책도 애널리스트들이 꼽는 KT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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