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공고합니까. 기다리기도 힘드네요.

어린 나이로 전화국에서 직장생활을 한지도 이십여년이 훌쩍 넘었다

명퇴 이야기가 나오고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할 때마다

꼭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서 슬그머니 자리를 피하곤 한다

언제까지 이렇게 피한다고 될 일은 아닐 거다

그래도 입사한 이후로 열심히 살았고 회사에서도

그리고 집에서는 두 아이의 아빠로 성실한 가장으로 부끄럼없이 살아왔다

이제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 곳에 이렇게

구석 어딘가에 낀 채로 살아갈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공부 시키는게 하늘의 별따기라는데

KT 덕분에 나는 그 별도 두개다 따고 두자식 대학도 다 공부시켰으니

누가 나에게 뭐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싶다가도

2003년도는 자식들 대학핑계대고 동료들다 떠나보냈는데

이제 또 세월이 지났다

이번에는 내 차례가 되었다는 것을 누가 말하지 않아도 알겠다.

누군들 나이를 먹지 않으랴

그리고 때가 되면 모두 떠나야 겠지요

흐르지 않으면 물이 썩는 것처럼 앞의 사람들이 자리를 비워주고 나가주어야

또 내 자식세대 맑은 물이 들어와서 그 자리를 채우지 않겠는가.

언제까지 명퇴이야기만 나오면 구석에 숨으면서 죄인처럼 살고 싶지도 않고

이제는 떳떳하게 하나의 기회라고 받아들이고 살고 싶음이 굴뚝같습니다만은

마음처럼 생각처럼 쉬운 일만도 아니겠지요

이게 옳다,저게 옳다,나가라,버텨라 떠들고 말들 많이 하지만

당사자 마음이야 누가 다 헤아리겠습니까.

다만, 우리도 알아요.

나이든 것은 죄도 아니고 자랑도 아니지요

명퇴금이라도 조금 더 받을 수 있다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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