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와 전임자임금 지급 문제 대하여

1. 복수노조

우리나라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5조 제1항에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에는 2009년 12월 31일까지 그 노동조합과 조직대상을 같이 하는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 조항은 헌법 제33조 제1항에서 노동3권을 보장하고 있는 규정에 위반하여 위헌이라는 지적이 있어 왔습니다.

이제 2010년 1월 1일부터 이 조항은 효력을 잃고 모든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만들 수 있게 되었고 비로소 헌법상의 권리를 되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2.기업별노조의 문제점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기업별노조 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기업별 노조는 일본에 고유한 형태로서 서양에서는 노동조합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기업별 노조는 사용자에게 종속되어 노동조합으로서의 고유한 기능을 상실한 어용노조에 불과하다고 보기때문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 많은 노동조합이 어용노조라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3. 우리나라 노동조합의 형태가 기업별노조로 된 역사적 배경

우리나라 노동조합법은 1953년에 제정되었고 노동3권을 보장하였습니다.

1961년 박정희 군사쿠데타는 노동법의 폐지와 제정 및 개정으로 노동권은 수난을 받았습니다.

박정희 군사정권은 노동조합법에서 복수노조설립금지, 조합설립의 심사주의, 산업별 노동조합 형태의 강제 등을 통해 노동조합 설립을 적극 규제하였습니다.

1972년 유신체제로 독재를 강화한 박정희는 1973년 노사협의회를 도입하여 노동조합의 기능을 대체시켜 노동조합을 뇌사상태에 빠뜨리면서 산별체제를 전제로 한 규정을 삭제하여 노동조합 형태 선택의 자유를 노동자에게 주었습니다.

1980년 5.17.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은 노동조합법에서 기업별 노동조합 형태를 강제하였습니다. 이때부터 우리나라의 노동조합 형태는 서양인들이 비웃는 어용노조 형태인 기업별 노조가 된 것입니다.

또한 제3자  개입금지 조항을 신설하여 상급단체가 기업별노조를 지원하지 못하도록 막았습니다.

노동조합의 데모를 막기 위하여 사업장 밖에서의 쟁의행위를 금지하여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는 공장점거 형태로만 행할 수 밖에 없게 강제되었습니다.

그러나 공장점거 노동쟁의는 공권력 투입과 강제직권중재로 원천봉쇄 당하였습니다.

1987년 민주화운동이 일고 서울의 봄이 찾아 왔을 때 복수노조 설립 제한을 오히려 강화하였고, 기업별 노동조합 조직의 강제규정이 삭제되어 형식상 노동자는 노동조합 형태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일단 기업별노조로 굳어진 노동조합은 본래의 형태인 산업별노조로 바뀌지 않고 고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동안 민주노총에서는 조직을 산별노조로 전환하여 어용노조에서 탈피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으나 기업별노조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국노총의 산업별노조 전환은 민주노총에 비하여 속도가 느린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는 1987년부터 13년동안 근로자의 단결권이 복수노조 금지조항에 묶여 제한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4. 노동조합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노동조합 전임자란 근로를 제공하지 않고 노동조합 업무만을 전담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임금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노동력을 제공한 대가로 받는 금품을 말합니다.

노조 전임자는 사용자에게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임금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업별 노조 형태에서 노조 전임자는 사용자로부터 급여를 지원받고 있습니다. 왜냐면 전임자는 사용자의 경영활동에 많은 도움이 되기때문입니다.

그러나 1987년 민주화 운동이 일고 나서 어용노조가 노동자의 권익을 대변하기 시작하면서 사용자는 전임자의 급여 지원을 아까워하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전임자 급여는 노동조합이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통하여 얻어낸 전리품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전임자 급여 지급을 법률로 금지하고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합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법조항입니다. 제가 과문하여 잘못알고 있을 수도 있으니 한국노동연구원장에게 질문하여 확인을 받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노동연구원장님은 OECD 국가중 대한민국 외에는 헌법에 노동3권을 보장하고 있는 나라가 없으니 헌법에서 노동3권을 폐지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신 유식한 분이시니 저보다는 잘 아실 것 같습니다.

5. 전임자 수의 제한

우리나라 노동조합에 전임자수가 지나치게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어느정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조정 할 필요가 있습니다.

6. 복수노조 금지가 13년 동안이니 지속된 이유

노동자의 단결권 제한이 13년 동안이나 지속된 배경에는 노조 전임자 급여 지급 금지가 법제화되었기때문입니다.

서양의 산별노조 체제에서 노조 전임자 급여는 노동조합이 지급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별 노조 체제하에서 전임자 급여를 사용자가 지급합니다.

이제 기업별 노동조합이 복수노조로 전환되면서 전임자 급여를 없애버린다면 대한민국에서 노동조합은 자취를 감추게 될 것입니다. 이른바 무노조공화국이 탄생하게 될 것입니다. 왜냐면 현대자동차와 같은 대기업 노동조합 이외에는 기업별 노조가 전임자 급여를 부담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없기때문입니다.

즉, 정부와 여당, 사용자는 복수노조 체제하에서 노조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를 통하여 노동조합을 말살하려고 기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공포감이 발생하게 된 것이고, 양대노총은 복수노조 시행을 연기하는 대가로 노조 전임자 급여를 보장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전임자 급여 지원을 볼모로 하는 복수노조 시행 연기는 결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복수노조 금지는 위헌적인 것이니 당연히 허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노조 전임자 급여는 노사간에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인 것이니 선진국에서 찾아 볼 수 없는 법률을 만들어서 지급을 금지하는 것도 안될 말입니다.

7. 복수노조 체제하에서의 단체교섭

정부는 복수노조 체제하에서 단체교섭 창구를 단일화 하려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헌법상 단체교섭권 보장에 위반하는 것으로서 위헌 시비가 일어 날 것입니다.

정부와 사용자는 기업별 노조형태에서 복수노조가 설립되면 1년 내내 단체교섭을 하여야 할 것이니 교섭창구 단일화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기업별 복수노조 체제 하에서 단체교섭은 매년 봄철에 춘투로 그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본의 경제불황으로 인하여 춘투는 점차 힘이 빠지고 노사협조만 두드러지고 있으니 교섭창구 단일화 논거는 기만술에 지나지 않습니다.

모든 노동조합이 단체교섭권을 갖는 것은 헌법상 노동3권 보장 취지에도 맞는 것이고, 일본의 사례를 보더라도 큰 문제점이 없는 것입니다.

8. 결론

복수노조 설립은 법률에 정한 바에 따라 2010년 1월 1일부터 시행되어야 합니다.

노동조합 전임자수는 적정한 수준에서 조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노동조합 전임자 급여 지급을 법률로 금지하는 것은 외국에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부끄러운 제도인 바, 폐지되어야 할 것이고 노사간에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맡겨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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