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글 올라오는 거 보니까 참으로 암담하네요

90년대엔 KT 다닌다고 하면 대도시는 몰라도 군단위 지역에서는 최고의 직장이었는데,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선배들 중에 다수가 군단위 지역에서 근무할 때 결혼한 거 보면 짐작이 갑니다. 처가들이 대부분 그 지역에서 경제력이 좋습니다.

다른 회사들은 뛰고 날고 있는데, KT는 걷는 수준도 아니었다는 결과네요. 기었다는 얘기 밖에 안되네요. 지금 상태로 5년 정도 지나면 통신시장에서 KT의 위상은 그저 종이 호랑이에 불과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SKT 가 50%,
LGT 가 30%,
KT 가 20%

이렇게 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근거는 이렇습니다.

첫 째, 회사의 주인이 없습니다. 경영진들은 그저 월급쟁이에 불과합니다. 자신들이 자리에 있을 때 한 건 하고 자리보전하면 그만입니다. 한마디로 소신을 갖고 몸바쳐 일할 회사가 아니란거죠. 조직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불필요하고 중복된 조직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말로만 효율적이고 슬림화된 조직일 뿐입니다. 그 만큼 윗대가리가 많다는 것이죠.

둘 째, 인력구성이 3개 통신회사 중에서 가장 열악합니다. 직원들의 평균근속년수가 20년인데, 3개 통신회사 중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물론 나이가 많다는 것이 문제는 아닙니다. 지금의 기술수준이나 마케팅 환경으로 볼 때 적응할 수 없는 인원들이 많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셋 째, 통신기술은 자고 나면 변합니다. PSTN은 이제는 마치 옛날 얘기가 아닌가 할 정도입니다. 90년대만 해도 데이터 통신을 PSTN망을 이용했지만, 지금은 거꾸로 음성도 패킷통신이 되버렸습니다. 불과 10년 사이에 벌어진 일입니다. 무선통신 기술은 어떤가요? 지금의 무선통신 수준이 90년대 유선통신 수준보다 훨씬 좋습니다. 그러면 KT의 관로와 케이블망이 얼마나 더 위력을 발휘할까요? 아마도 5년 이상 못 버팅길 겁니다. 주요 거점까지만 광케이블을 깔고 그 지점부터 종단까지는 무선통신 방식으로 하지 않을까요? 뭐하러 집집마다 케이블을 끌고 갑니까?

넷 째, 통신이용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PSTN 수입이 KT 전체 수입의 90%까지 커버한 적이 있었습니다. 불과 10여년 전이었습니다. 통신네트워크는 단지 다양한 콘텐츠가 흘러가는 인프라에 불과합니다. 그냥 도로일 뿐입니다. 실제 재미는 네트워크에 흘러다니는 콘텐츠를 보유한 업체가 봅니다. "네이버"가 대표적입니다. KT는 어떤가요? 아직도 옛날에 깔아놓은 시설로 돈 벌 생각을 하고 있으니 말이죠. 네트워크 시설만 해놓으면 돈 벌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오래전 일입니다. 킬러콘텐츠를 갖고 있어야 시장에서 큰소리칠 수 있습니다.

KT 내부문제와 외부환경이 KT를 짓누르고 있는데, 현재 객관적인 상황은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로 KT 앞날에 대해 걱정을 하게 합니다.



현장의 목소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