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TV가 지역아동센터와 만났을때(사회공헌 KT)
작성자: 함께 | 조회: 913회 | 작성: 2009년 8월 29일 10:28 오후 경기 안양시 관양동의 주택가 골목길에 위치한 5층 짜리 ‘무지개상가’ 건물. 49명의 초등학생들이 여름방학을 보낸 곳이다. 이들의 부모는 새벽에 돈 벌러 나가 밤 늦게 들어오기 때문에 낮시간 동안 집엔 놀아줄 사람도 밥을 챙겨줄 사람도 없다. 아이들은 이른 아침 엄마나 할머니와 함께 집을 나와 이 건물 3층에 마련된 ‘동안 지역아동센터’로 향한다. 이곳 센터에 자녀를 맡긴 어른들은 안양 학의천 건너 가내수공업 공장이나 식당 일에 종사하고 있다. 하루종일 일하지만 소득이 적어 늘 살림이 빠듯하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공부하고 시간을 때우면서 점심과 저녁을 해결한다. 이 센터는 저소득층 가정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활동을 지도하고 있다.아이들은 선생님이 내준 논술과 수학 숙제를 하고 나면 자유시간을 즐길수 있다. 하지만 60평 크기의 센터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만화책을 보거나 주사위 놀이 등을 하는 일이 전부였다. ‘시끄러워서 못 살겠다’는 이웃의 민원 때문에 마음껏 뛰어 놀 수도 없다. 센터는 자유시간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영화를 보여주고 싶지만 안양시에서 매달 지원 받는 220만원으로는 케이블 TV를 신청하기도 버거운 형편이다.
이를 고민하던 센터는 통신회사 KT에 도움을 요청했다. KT가 전국의 공부방을 대상으로 인터넷TV 서비스를 무료 지원한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KT는 지난 4월부터 이곳에 KT의 인터넷TV 서비스인 ‘쿡TV’를 무료로 지원해오고 있다. 동안 지역아동센터의 이원재(46) 교육팀장은 “예전에는 가끔 DVD를 빌려와서 틀어주는 것이 전부였는데 원하는 시간에 인기 만화영화를 볼 수 있는 채널이 생기니까 아이들이 아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곳의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일본 만화영화 ‘명탐정 코난’. 이날 숙제를 마친 저학년생들은 공부방 한쪽에 놓여 있는 TV 앞에 모여 코난을 함께 시청했다. TV 시청을 지도하는 선생님이 리모콘을 집어들자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리면) 안돼요. 안돼요”를 연신 외쳤다. 초등학교 3년생인 권규원(10) 군은 “명탐정 코난을 보는 시간이 가장 즐거워요”라며 즐거워 했다. 보고 싶은 TV 채널을 놓고 서로 싸우는 일이 없는 지 묻자 임채연(10) 양은 “목소리가 큰 친구가 보자는 거 본다”고 말했다. 저학년생들이 코난을 볼 때 다른 방에 있던 초등학교 6학년인 최민호(13)군은 “보고 싶은 게 서로 다르지만 그럴 땐 안 보면 된다”며 제법 의젓하게 말했다. “자, 이제 그만 보고 공부하자.” 이 팀장이 TV 시청시간이 끝났음을 알리자 아이들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KT가 지원한 이후 이 센터에 있는 25인치 브라운관 TV는 아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인터넷TV 덕분에 아이들은 센터에서 최신 인기가요도 부를 수 있게 됐다. 인터넷TV가 노래방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 팀장은 “동요는 잘 안 부르고 빅뱅 등 인기 가수들의 노래를 즐겨 부른다. 저학년들도 어려운 랩을 잘 한다”고 말했다.
KT는 지난 2006년부터 전국의 공부방에 컴퓨터와 TV, 복합기 등 정보통신 기기를 지원해왔으며 지난해부터 쿡TV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