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전화위복의 기회로 총파업한다?

  • 민주노총이 또 총파업 투쟁에 나섰다. 쌍용차 및 비정규직 해법 촉구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렇더라도 세계적 불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경제의 발목을 잡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기회만 있으면 총파업 카드를 꺼내드는 민노총의 정치일변도의 과격투쟁은 조합원으로부터도 외면받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올 들어서만도 노동절, 6∼7월 하투 등 여러 차례 총파업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제대로 먹혀든 게 거의 없다. 하투만 해도 화물연대 파업을 계기로 ‘6·10범국민대회’와 쌍용차 파업 등으로 투쟁동력을 총결집하려 했으나 결과는 처참했다. 전국 10만 조합원이 참석하는 투쟁을 호언했던 민노총의 이달 초 총파업은 금속노조 일부 지부가 참여한 사업장별 4시간 부분파업에 그쳤다. 하투 동력의 총결집을 공언했던 6·10범국민대회 참가자도 1100여명(경찰 추산)에 불과했다.

    민노총 내부에서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다. 민노총 간부의 전교조 여교사 성폭행 은폐, 산하 노조 탈퇴 움직임 가시화와 관련해 가진 민노총 토론회에서 “민노총 내부에 암이 자라 머지않아 사망할 위기다” “(헌) 집 부수고 새집 지어야 한다” 등의 자체 진단이 좋은 실례다. 문제는 그때뿐 뼈를 깎는 반성과 실천이 뒤따라 주지 못했다. 그 결과가 인천지하철공사·인천국제공항공사에 이어 KT 노조의 탈퇴로 이어졌다. 서울메트로·서울도시철도공사 노조도 탈퇴 수순을 밟고 있고 핵심세력인 현대차 노조와도 균열이 생기기에 이른 것이다.

    ‘과격한 투쟁 만능주의’의 폐해는 심각하다. 태미 오버비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대표는 “과격한 노동쟁의가 한국의 진면목을 왜곡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굉장한 두려움을 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에 최대 걸림돌임을 지적한 것이다. 올 들어 설비투자 증가율이 8개월째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외국기업마저 한국투자를 외면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오죽하면 중국정부조차 ‘한국 노동조합은 투쟁성과 저항성이 아주 높다’며 한국에 투자하는 자국기업에 주의를 권고까지 했겠는가. 이쯤 되면 세계적인 국가 망신이다.

    쌍용차 문제만 해도 일방적으로 파업자 편을 들 일인지 의문이다. 사용자가 제시한 안을 토대로 상생의 길을 찾도록 돕는 등 상급노조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투쟁일변도의 총파업은 당장 그만둬야 한다. 투쟁 동력도, 실익도 없는 총파업 카드를 빼들어 봤자 조직 내외부의 반발만 키울 뿐이다. ‘사회를 좀먹는 공룡’이란 싸늘한 시선이 적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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